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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7화

그 말에 육시준은 할 말을 잃었다.

“……”

그냥 있는 그대로 말했을 뿐인데, 왜 갑자기 도발적인 말로 바뀌게 되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강유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고 고양이처럼 문지르고 있다.

어리숙하고 귀여운 모습은 평소에 차갑고 도도한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다.

지금, 이 모습은 오로지 육시준에게만 한정되어 있다.

여기까지 생각하게 되자 육시준은 마음이 간질간질하여 확 덮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도발한 사람은 육시준이 아니라 강유리이다.

육시준은 팔을 도로 빼며 제자리로 돌려보내고 서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운전 중이야. 집에 가서 봐.”

“……”

이에 강유리는 또 말 문이 막혔다.

‘집에 가서 뭘 봐?’

무거웠던 화제가 이로써 뚝 잘리게 되자 한껏 홀가분해졌다.

육시준은 더 이상 릴리와 강씨 가문에 대해서 묻지 않았고 어느 정도 속으로 짐작이 가는 일들도 있었다.

하지만 강유리는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해 낼 수 없었다.

단지 나쁜 짓을 했다면 반드시 실마리를 남기게 될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배후의 범인을 찾아내는 것도 언젠가는 이뤄질 것이다.

돌아가는 길에 차가 별로 없어 한 시간 만에 도착했고 마침 0시에 맞춰 들어왔다.

그러나 문에 들어서자마자 강유리는 예민하게 분위기 이상함을 감지했다.

릴리는 지금 외할아버지와 연말 콘서트를 보고 있는데 그 분위기는 화목하면서도 따뜻하다.

그러나 한편, 혼자 1인용 소파에 앉아 있는 이모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자꾸 딴생각을 하고 있는 듯했다.

강유리는 넋이 나간 듯한 강미영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다.

두 사람이 집에 들어온 것도 발견하지 못하고 말이다.

강유리는 외투를 벗고 신발까지 갈아신고, 릴리에게 눈짓을 보냈다.

“너 엄마 왜 저래?”

그러자 릴리는 고개를 저었다.

“저도 몰라요. 근데 일이 좀 심각해 보여요.”

“이모?”

강유리는 탐색하듯이 강미영을 불렀다.

그러자 강미영은 고개를 돌려 웃음을 자아내며 대답했다.

“왔어? 잘 다녀왔어?”

강유리는 이에 망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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