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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아이고, 아주 탐정이 따로 없구만. 그래서 뭐 좀 알아냈어?”

진지한 표정의 강유리와 도희를 지켜보던 강학도가 괜히 장난스레 말을 건넸다.

“당연히 알아냈죠! 할아버지 안목이 끝내주신다는 거?”

도희가 생긋 웃으며 엄지를 내밀었다.

“허허, 나이 먹으니 식물이 그렇게 좋더라고. 시간 떼우기도 딱이고.”

잠시 후, 집으로 들어선 강유리는 한참을 망설이다 성홍주가 체포되었다는 사실을 강학도에게 알려주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할아버지는 아셔야 해. 피해자시니까.’

하지만 강유리의 걱정과 달리 강학도는 그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을 뿐, 곧 무덤덤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뿐이었다.

“인과응보구나, 인과응보.”

“별로 안 놀라신 거 같네요?”

눈을 동그랗게 뜬 강유리의 표정에 강학도가 피식 웃었다.

“네 할아버지 늙기는 했지만 바보는 아니야. 민영이가 그렇게 허망하게 세상을 떴을 때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었어. 그리고 네 아버지의 처방에... 문제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복용하자마자 효과가 나타나는 독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일단 장단을 맞춰주자는 목적이었는데 늙은 몸뚱아리가 생각보다 빨리 무너진 건 그의 예상 밖이었지만 말이다.

별장으로 거처를 옮긴 뒤 여러 식물을 기르기 시작한 것도 어떻게든 성홍주의 음모를 알아내기 위해서였는데... 그의 조사 결론보다 업보가 먼저 올 줄은...

“그나마 다행인 건 성홍주가 너한테만큼은 그러지 않았다는 거야. 뭐, 그것도 널 위해서라기보다 자기 체면을 위해서였겠지만.”

강학도의 말을 듣고 있던 강유리의 눈에 어느새 눈물이 차올랐다.

할아버지의 어깨에 기댄 강유리의 목소리가 살짝 떨려왔다.

“할아버지가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정말로...”

강학도에게마저 무슨 일이 생겼다면 오늘 정말 성홍주를 죽여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학도 역시 인자한 미소와 함께 손녀의 손등을 토닥였다.

“괜찮아. 이제 다 괜찮아.”

...

식사를 마치고 강유리와 육시준은 2층 테라스로 올라왔다.

조용히 별을 바라보던 강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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