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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오고 드디어 자리에서 일어난 강유리는 태연한 얼굴로 1층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공포에 질린 사람들의 얼굴이 그녀를 맞이했다.

왕씨 일가 사람들도 귀가 달렸으니 방금 전 울부짖는 성홍주의 소리를 전부 들었던 터였다.

보통 여자가 아닌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미쳤을 줄이야.

참다 못한 왕강태가 벌떡 일어섰다.

“아무리 미쳐도 그렇지 자기 아버지를 저렇게 때려! 네가 그러고도 인간이냐! 천벌이 두렵지도 않아!”

왕강태의 호통에 강유리는 코웃음으로 응했다.

“그러게요. 정말 천벌이라는 게 있었으면 좋겠네요.”

곧이어 경찰차들이 빌라 주위를 가득 둘러싸고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성홍주가 경찰들 손에 연행되었다.

혼이 반쯤 나간 채로 비틀비틀 걷던 성홍주가 강유리를 발견하고 저주를 퍼부었다.

“너 같은 건 진작 죽여버렸어야 했는데. 내 인생의 최대 실수가 널 거둔 거였어...”

“성홍주 씨, 조용히 하고 타세요.”

형사의 경고와 함께 성홍주가 경찰차에 탑승하고 애꿎은 담배를 만지작거리던 신한문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이고, 유리 씨... 저한테 왜 이런 시련을...”

그녀가 그렇게 득달같이 달려가 성홍주를 팰 줄 알았으면 신호 위반 딱지가 붙는 한이 있더라도 더 빨리 달려오는 건데 싶었다.

하지만 당황한 신한문과 달리 강유리의 표정은 무덤덤했다.

“그래서 신 형사님 얼굴 봐서 안 보이는데로 때렸어요.”

‘하이고, 감사합니다...’

하지만 사건의 전후상황을 이미 대충 들은 그였기에 결국 한숨을 푹 내쉴 뿐 더는 강유리를 탓하지 않았다.

‘하긴 그런 상황에서 눈이 안 돌아가면 그건 인간도 아니지.’

...

성홍주가 연행되는 것까지 보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땐 강유리도 이미 어느 정도 이성을 되찾은 뒤였다.

어쩌면 이미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기에 증거를 입수했다는 빌미로 한바탕 분을 풀어내니 오히려 손이 시원했다.

철 없고 힘도 없던 그 시절에 성홍주의 악행을 막아내지 못했다는 게 한스러웠지만 이제라도 복수를 할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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