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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도둑이 제 발 저린 모습을 한 소은을 바라보던 강유리는 눈을 깜빡거렸다.

“아주 교활한 애야. 속지 말길 바래.”

고개를 돌린 그녀는 여전히 침착한 그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당부했다.

육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 당신한테만 속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

도대체 무슨 얘길 한 거지?

그녀는 몰래 그의 눈치를 살폈다. 분노나 불만 같은 감정들이 보이지 않자 조금 안도할 수 있었다.

잠시 생각에 잠긴 그녀는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나에 대해 궁금한 게 있어?”

남자는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되물었다.

“내가 뭘 물어보고 싶어 한다고 생각해? 아니면 나한테 할 말이 있어?”

입을 열었으니 솔직하게 털어놓을 준비가 된 상태이다.

“나와 둘의 사이에 대한 얘기잖아. 그들이 여기에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아?”

“친구라고 했으니, 여기에 나타나는 게 아주 정상적이지.”

“...”

와, 남편이 갑자기 이해심이 깊어졌네?

강유리는 빙그레 웃으며 다가갔다.

“그저 일반 친구는 아니거든.”

둘은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 서 있었다. 여리고 사랑스러운 그녀의 모습에서는 방금 무대 위에서 풍기던 우아하고 차가운 아우라를 볼 수 없었다. 남자는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와인을 잡고 다른 한 손은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벽에 비스듬히 기대 눈앞의 사랑스러운 여자를 응시하고 있었다.

이 장면이 어느 한 기자의 카메라에 잡혔다. 기자는 빠르게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촬영 후 잘생긴 남자와 아름다운 여자의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 정도면 충분한 화제거리인 것 같았다.

육시준의 단 두 번의 공개 석상에 모두 강유리가 함께 하고 있었다.

귓속말을 주고받고 있는 둘은 누군가가 그들을 당당하게 도촬하고 있음을 의식하지 못했다. 그들의 대화는 계속되었다.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던 육시준은 화제를 돌렸다.

“아저씨의 와인잔을 받는 모습이 아주 능숙하던데?”

멈칫하던 강유리가 밝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 사이를 처음 안 내 주변의 친구들도 충격받았잖아? 아저씨도 마찬가지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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