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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강유리가 진지하게 묻자 인자한 미소만 짓고 있던 한미연의 표정 역시 조금 어두워졌다.

소파에 살짝 몸을 기댄 그녀가 대답했다.

“내 아들은 내가 가장 잘 알아. 지금 이 상황에서 네가 마음에 드네 마네 하는 말을 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단다. 오히려 괜한 집안싸움만 되는 꼴이겠지. 하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해. 나도, 시준 아빠도, 시준이를 믿고 그 아이의 뜻을 존중해. 그러니 당연히 널 우리 집안 며느리로 받아들일 거다.”

진솔한 대답에 왠지 모르게 강유리의 고개는 더 숙어졌다.

“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저에 대해 조사는 해보셨을 거잖아요. 그렇다면 제 소문에 대해서도 아실 테고요.”

“그 소문들 정말 사실이니?”

생각지 못한 질문이라 강유리의 몸이 살짝 떨려왔다.

“아, 아니요.”

“아니면 된 거 아니야? 재벌가... 다들 고상한 척, 깨끗한 척 하지만, 어찌 보면 시궁창보다 더 더러운 게 이 바닥이야. 그저 다들 돈과 권력으로 애써 더러운 허물을 숨기는 능할 뿐이지. 나도 이 나이까지 살면서 볼 꼴, 못 볼 꼴 많이 봐왔어. 적어도 뭐가 진실이고 뭐가 거짓인지 가릴 수 있는 분별력 정도는 가지고 있다는 뜻이야.”

정말로 현명한 인생 선배 같은 한미연의 말에 강유리는 멍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진짜 이런 시어머니도 있구나...’

“그리고 어젯밤에 있었던 일은... 어머니로선 당연히 네가 시준이의 대외적인 명예와 입장을 생각해 주길 바라지만, 너와 같은 여자로선 시준이 행동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아. 자기 여자도 제대로 못 지키는 놈이랑 결혼을 왜 해? 그리고 그런 자식이 다른 일을 잘하면 얼마나 잘 하겠어?”

“그럼 어머니로서의 생각과 여자로서의 생각 중 어느 쪽에 더 무게가 실리시는데요?”

고개를 갸웃하던 강유리가 다시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글쎄? 솔직히 말하면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한 적 없는 질문이구나.”

“네?”

“인생 선배로서 조언하는데 너도 괜히 그런 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그러지 마. 그런 건 육씨네 부자들이 알아서 하게 내버려두자고. 우리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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