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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그제야 강유리가 자리를 비켜주고 송이혁은 이때다 싶어 부랴부랴 병실을 나섰다.

하지만 강유리의 예상과 달리 그는 조보희를 붙잡기 위해 그곳에서 벗어나려 했던 건 아니었다.

이미 화가 난 상태에서 붙잡아봤자 괜히 감정만 격해질 거란 생각에 따로 기회를 잡아 제대로 사과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부부가 동시에 질타가 담긴 눈빛을 쏘아대니 도저히 버틸 수 없어 화장실이라는 유치한 핑계를 대면서까지 현장을 벗어났던 것이다.

한편, 강유리는 그제야 웃음을 터트렸다.

“여보, 여보는 참... 사람 기분 나쁘게 하는 재주가 있어. 게다가 친구한테도 가차없네.”

“그러는 넌 여자한테도 그렇게 부드러운 말투로 말할 줄은 몰랐네.”

‘하, 뭐야. 이제 하다하다 친구한테까지 질투하니...?’

잠시 후, 강유리, 육시준 부부가 진료실로 향했을 때 송이혁은 어느새 감정을 추스르고 진지한 의사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병원 쪽에서 보내준 차트를 확인해 보면 유전병, 노환으로 인한 질병이라고 적었을 뿐, 정확한 병인은 찾아내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러 수치들을 확인해 본 결과 확실히 뭔가 이상해요.”

모든 검사 데이터를 확인하여 얻어낸 결론, 이미 90% 이상 확신이 들었지만 직접 입 밖으로 내뱉자니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이혁 씨 말씀은... 아버지가 할아버지한테 사용한 약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건가요?”

그리고 눈치 빠른 강유리는 바로 포인트를 캐치했다.

“네.”

‘역시... 워낙 똑똑한 여자라 얘기가 빠르겠어.’

송이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건강하시던 분이 갑자기 심장쪽 기능만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게 솔직히 이해가 안 됩니다. 누군가 일부러 손을 썼을 가능성이 커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린 강유리가 비틀거리고 육시준이 그녀를 부축해 의자에 앉혔다.

애초에 이런 의심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전문가의 입에서 흘러나오니 충격이 배로 다가왔다.

‘엄마도... 엄마도 할아버지와 비슷한 증상이였어. 설마... 엄마도?’

“지금까지 사용했던 치료 방안을 훑어봤는데 겉보기엔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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