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95화

도로를 달리고 있는 차 안에서 무현은 운전하고 있었고 강유리는 뒷좌석이 앉아 보고서를 보고 있었다.

무현이 만든 보고서이기에 이해가 안 되는 곳이 있으면 강유리는 가끔 무현한테 물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계속 한결같았다.

“ 뒤쪽을 보시면 해석이 있을 겁니다.”

“ 이 보고서를 자세히 보긴 했어?”

강유리는 보고서를 옆좌석에 놓고는 갑자기 물었다.

무현은 멈칫하더니 ‘네’하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강유리는 눈을 감고 뒤로 몸을 기댔다.

“ 잘됐네. 그럼 내용을 간략해서 말해봐. 윤시준은 네가 정보분석이랑 총괄을 잘한다고 했었는데.”

이 말인즉, 네 말 안 믿으니까 한번 보여줘 봐. 라는 것이였다.

무현은 이 말에 기분이 안 좋은 듯했다. 차 안의 온도마저 차가워진 것만 같았다.

지금까지 그의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심지어 육 회장마저도.

경호원이라서 그런지 말없이 있을 때는 존재감이 하나도 없다가도 화를 내니 갑자기 카리스마가 있어 보이네. 썩은 표정으로 기계처럼 공손한 태도로 대답하는 모습보다는 낫다.

“ 왜? 어려워? 그럼 넌 할 줄 아는 게 뭐야? 길옆에 차 세우고 내려.”

강유리는 그의 불만을 눈치채지 못한 듯이 차가운 태도로 그를 명령했다.

전엔 낯을 가려서 웃는 얼굴로 예의 바르게 그를 대한 강유리라서 무현은 그녀가 얼굴이 반반한 것 빼고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줄 알았었다. 그러던 사람이 갑자기 눈치를 주면서 명령하니 무현은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백미러로 뒤를 보니 차분한 얼굴로 위압을 풍기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육시준이랑 비슷했다.

그는 잠시 머뭇머뭇하더니 결국은 자기가 졌다는 듯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영업 상황이 괜찮았었는데 근 2, 3년간 갑자기 수익이 떨어지면서 유강그룹의 주문을 빼고는 다른 주문이 별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회사가 팔리고 난 후에는 더욱더 업무가 없었다.

새로 온 회장이 소식을 막고 회사 내부를 정비하는 듯했지만 그런건 또 아니였다. 할 일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