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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화

하지만 반짝이는 눈동자에서는 위엄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육시준의 눈은 더 깊어졌고, 시선은 더 흐릿해졌다. 그는 흐릿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눈빛으로 보는 건 날 초대하는 거라고 이해해도 될까?”

“……”

강유리는 그의 말에 정신이 혼미해졌고, 빠져들어 갈 것만 같은 그의 눈동자에 그녀는 어안이 벙했다. 그녀는 손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고 있었는데, 이내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그의 손을 힘껏 잡아당겼다.

육시준은 그의 미소를 보고 뭔가 잘못된 것을 직감했지만, 이미 늦었다.

“철퍼덕!”

물이 사방으로 튕겨 나갔고, 깔끔한 옷차림에 조금의 흐트러짐도 허용하지 않는 육시준이 수영장물에 첨벙 빠졌다. 그런 그를 보며 강유리는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맞아! 같이 물놀이하려고 초대한 거나 다름없지?”

육시준은 젖은 머리를 뒤로 쓸어 넘겼는데, 그의 미모는 치명적이었다.

그는 강유리한테 가까이 다가가서 몸을 밀착시켰다. 강유리는 그런 육시준을 보며 어쩔 줄 몰라서 버벅거렸다.

“날 먼저 건드렸잖아! 장난치지 마!”

애써 강한 척하는 강유리를 보며 육시준은 씩 웃더니 목소리를 깔며 대답했다.

“그럼. 당연히 장난 아니지.”

강유리가 말을 이어가기도 전에 그는 그녀의 허리를 가볍게 들어 올리고는 힘 있는 팔로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자기 쪽으로 가까이 끌어당겼다. 그러는 바람에 강유리는 두 손을 무의식적으로 그의 어깨에 얹었다. 목덜미가 당겨지고,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그와 입맞춤했다.

한여름 저녁, 하늘가에는 주황빛 노을이 드리웠고, 조용하고 낭만이 가득한 수영장은 단둘이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키스가 끝난 후 강유리는 의식이 몽롱한 상태로 육시준의 따스한 목소리를 들었다.

“일은 잘 안되고 있는 거야?”

강유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

“왜 그렇게 묻는 건데?”

“아니, 호텔에 물어보니까 저녁도 안 먹고 술 마시고 있다길래……”

그의 목소리는 한없이 차분했지만 분명 강유리를 걱정하는 마음이 묻어났다. 혼자 술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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