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94화

순간 당황한 육시준이 몸을 움찔거렸다.

평소 누구보다 강하고 도도한 그녀지만 모든 가면을 집어던지고 그를 마주할 때마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으로 마음이 간질거리고 온몸이 힘이 풀리는 듯한 기분이 휩싸이곤 했다.

점심 때의 따뜻한 햇살이 강유리의 아름다운 눈동자를 반짝이게 비추고...

맑은 눈에 가득 담긴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 순간, 뭔가 울컥하는 기분과 함께 육시준의 손에 자연스레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다음 순간, 민첩하게 그의 품에서 벗어난 강유리가 소파에 몸을 던졌다.

“미팅 있다면서. 얼른 일하러 가시죠? 육시준 대표님? 그리고 나도 곧 외출해야 해.”

텅 빈 품을 멍하니 바라보던 육시준이 픽 웃었다.

“문 팀장이랑 같이 나가.”

문기준 팀장은 육경민 사건 이후 육시준이 그녀를 위해 고용한 보디가드였다.

출퇴근 길에도 함께 하라는 육시준의 명령에 따르고 있긴 했지만 24시간 내내 웃음기 하나 없는 포커페이스인 데다 괜히 말을 붙여봐도 단답으로 일관하는 것이 마치 인간이 아닌 시리나 지니 같은 AI 비서와 대화를 하는 것 같은 답답함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게다가 자신의 행적을 그대로 육시준에게 보고할 것을 생각하니 왠지 감시받는 듯한 기분에 찜찜하달까?

“여긴 내 회사야. 뭐, 정 걱정되면 차라리 임 비서님이랑 같이 다닐게.”

적어도 임강준은 친절하고 무엇보다 살아있는 사람 같달까?

“임 비서는 안 돼. 이번 미팅에 꼭 필요한 사람이거든.”

시간을 확이하던 육시준이 대답했다.

“눼에눼에. 하여간 다들 더럽게 바쁘지. 됐어. 귀찮게 안 하고 내가 알아서 나갈게.”

“문 팀장은 경찰 특공대 출신이야. 널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경찰 특공대?’

순간 흥미가 인 강유리가 눈동자를 반짝였다.

“오, 대단한 사람이었잖아? 다른 건 없어? 싸움 잘하는 거 말고 다른 특기 같은 건?”

“미행, 조사, 감시 등등? 네가 하려는 일에 큰 도움이 될 거야.”

육시준의 대답을 들은 강유리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이번 사건 파면 팔 수록 그녀가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