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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그저 업무 태만이라고 생각했지만, 상황은 강유리의 상상을 훨씬 더 초월했다.

“대표님, 오늘 운 터지셨는데요? 저 월급 다 날리게 생겼습니다!”

“이 대리, 지금 쥐꼬리만한 월급이 아까워? 우리 대표님이 알아서 회장님 라인 태워주실 텐데 뭐가 걱정이야.”

“그러니까. 우리 양 대표님 덕분에 투자금도 쑥쑥 들어오고. 뭐가 걱정이야?”

“아, 제가 생각이 짧았네요. 대표님, 죄송합니다!”

문을 등진 채 거만한 자세로 앉아있던 남자가 담배에 불을 붙였다.

“계속해. 다음 달부터 다들 월급 200만원 씩 인상해 줄 테니까 걱정 말고 노는 거야, 오늘!”

“감사합니다, 대표님!”

이 모습을 바라보는 강유리는 기가 막혀 헛웃음이 터져나올 지경이었다.

‘알짜배기 계열사니 믿음직한 사람을 대표로 뒀을 줄 알았는데. 겨우 이거예요, 아버지? 업무 시간에 그것도 회사에서 도박이라니... 게다가 직원들은 회사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 것도 모르는 눈치고...’

“양건휘 대표님? 저도 끼어주시죠?”

맑은 목소리가 사무실의 어수선함을 깨트리고 모두의 시선이 문쪽으로 쏠렸다.

누구나 돌아볼 법한 아름다운 외모와 달리 캐주얼하고 수수한 옷으로도 가릴 수 없는 완벽한 몸매에 남자들의 눈동자에는 묘한 욕망이 사무실의 홍일점인 이하정 대리의 얼굴에는 질투가 스쳤다.

“뭐예요? 대표 사무실에 이렇게 함부로 들어와도 되는 거예요?”

이하정의 질타에 양건휘가 다급하게 일어섰다.

“여, 여긴 무슨 일로...”

양건휘를 따라 일어선 직원들은 여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이고 유일하게 이하정만은 여전히 탐탁치 않다는 눈빛으로 강유리를 훑어보고 있었다.

“대표님과 아는 사이에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함부로 쳐들어오는 건 예의가 아니죠. 경비는 어떻게 뚫고 들어온 거예요?”

“하, 이 회사에 경비원도 있었나요?”

이하정의 날카로운 질문에 강유리는 헛웃음을 터트렸다.

이때 직원들 중 한 명이 잔뜩 굳은 양건휘의 옆구리를 살짝 찔렀다.

“대표님, 요즘 만나는 애인분이십니까? 저런 스타일 좋아하시는 줄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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