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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순간, 운전기사가 잡은 핸들이 살짝 흔들리고...

흠칫 놀란 강유리가 고개를 든 순간, 임강준이 재빠르게 한 마디 건넸다.

“대표님, 사모님. 호텔 도착했습니다.”

“아, 네. 고맙습니다.”

한편, 수화기 저편의 여자가 말을 이어갔다.

“어쨌든 그래서 내 도움 필요해, 안 해?”

“네가 보고 싶은 건 너희 남편인 것 같은데? 난 그냥 핑계고.”

“하여간. 언니는 참 솔직하지가 못해. 내 도움이 필요하다고 한 마디만 해주면 바로 가줄 텐데 그 한마디를 못하네? 뭐, 어쩌겠어. 내가 속는 셈 치고 가준다. 난 역시 너무 착하다니까. 모레 도착이니까 공항으로 나와, 알겠지?”

그녀의 말을 듣고 있긴 한 건지 막무가내인 여자를 향해 강유리가 한숨을 쉬었다.

“나 모레면 출장 중일지도 몰라. 마중은 남편더러 가라고 하세요?”

통화를 하며 차에서 내린 강유리는 트렁크에서 자신의 짐을 챙긴 채 육시준을 향해 손까지 흔든 뒤 호텔로 들어섰다.

당연하게도 그 뒤를 따라가려다 쓸쓸하게 남겨진 육시준을 바라보던 임강준이 어색하게 웃었다.

“아, 사모님이... 대표님도 이 호텔로 잡으신 걸 모르셨나 봅니다.”

한편, 어느새 호텔 로비로 들어선 강유리는 체크인을 하며 말을 이어갔다.

“이번에 귀국하면 너 영입하려는 제안들 다 받아들여.”

얼마 전, 신아람이 귀국한 뒤, 로열엔터와 전속 계약을 맺은 덕분에 연예계에서 성신영의 입지가 다시 밀리는 상황.

이 와중에 육경원 옆에 더 붙어있고 싶다면 어떻게든 자신의 가치를 더 증명해야 할 테고 딸 바보인 성홍주는 그녀를 위해 유강그룹 전체를 베팅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가 원하는 유강 주얼리도...’

“유강그룹에서 뭔가 벌어질 것 같다는 말이야?”

방금 전까지 상당히 오버스럽던 여자의 목소리가 드디어 차분해졌다.

“그래. 그러니까 그쪽에서 만나자고 하면 못 이기는 척 받아들여.”

“오케이, 맡겨줘.”

통화를 마친 강유리가 방키를 받고 엘리베이터로 향하려던 그때, 왠지 익숙한 그림자에 고개를 돌린다.

육시준, 임강준 그리고 트렁크를 번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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