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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보희가 방금 전에 예약한 레스토랑이에요.”

송이혁이 강유리의 말에 반응했을 땐 두 사람이 이미 진료실을 나간 뒤.

혼자 남은 그가 구시렁댔다.

“비싼 시계 사준다고 했으면서... 이게 다야?”

말은 그렇게 해도 그의 입가에는 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하지만 두 사람이 사라진 복도를 바라보던 그의 눈동자가 의미심장한 빛을 내뿜었다.

‘강유리, 보통내기가 아니야...’

실제로 만난 건 몇 번이 다지만 그때마다 강유리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똑똑한 데다 대담하고 일의 실행력도 빠른 것이 남자라면 사죽을 못 쓰고 남편의 힘과 명예 뒤에 숨어 모든 걸 조종한다는 소문과는 아예 딴판이었다.

‘조보희 그 여자, 딱 봐도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부잣집 아가씨인데... 유리 씨 같은 사람과 친하게 지내다간 이용만 당하고 버려질지도 몰라. 내가... 말려야겠어.’

뭔가 다짐한 듯한 송이혁은 바로 레스토랑으로 걸음을 옮겼다...

...

한편,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창문에 기댄 채 빠르게 사라지는 길가의 풍경들을 바라보는 강유리의 눈빛은 차갑기만 했다.

‘내가 해외로 나가있는 3년 동안 할아버지한테 그딴 짓을...’

조금이라도 늦게 귀국했다면, 병원을 옮기는 걸 조금이라도 지체했다면 할아버지가 정말 세상을 떴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때 육시준이 불안에 떠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자책하지 마. 넌 최선을 다했으니까.”

위로가 담긴 부드러운 목소리와 따뜻한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상처받은 그녀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했다.

손가락을 움직여 깍지를 켠 강유리는 언제 우울했었냐는 듯 장난스런 미소를 지었다.

“여보, 요즘 우리 사이 너무 좋은 것 같아. 여보가 날 좋아해 준 덕분에 우리가 같이 하는 일도 잘 되고 있고...”

“내가 널 좋아하는 게 우리 사업에 도움이 되긴 해?”

“당연하지! 난 날 좋아하는 남자한테는 굉장히 후한 스타일이거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 육시준을 향해 강유리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구체적으로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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