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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서산 프로젝트가 곧 시작될 거야. 제약회사 서산에 있다면서. 뭐 겸사겸사.”

하지만 이어지는 육시준의 말은 강유리의 감동을 와장창 깨트리고 말았다.

“그... 그래.”

‘참나, 전에는 아내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데는 아무 이유가 없다는둥 느끼한 말도 잘도 하더니. 뭐야? 이제 다 잡은 물고기다 이거야?’

하지만 섭섭한 티를 내기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강유리는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했다.

“그래. 지금 내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인수인계도 필요하고 며칠 뒤에나 출발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괜찮겠어?”

“응, 괜찮아.”

...

깊은 밤, vip 병동 중환자실.

여전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육경민을 바라보는 육청수의 얼굴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웠다.

그 곁을 지키고 있는 육경원 역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형이 괜히 시준이 형을 건드려서... 할아버지, 시준이 형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내가 지금 화 안 내게 생겼어? 그 자식 이제 좀 잘 나간다고 내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고 있잖아!”

육청수는 지팡이로 바닥을 쾅 내리치는 것으로 노여움을 표했다.

“형이 회사 일로 워낙 바쁘긴 하죠. 강유리, 아니 형수님도 오늘 밤 처음 가족들한테 소개해 줬다고 하던데요. 얼마나 바쁘면 이런 일까지 미뤘겠어요.”

“시준이 자식이 그 애를 집까지 데리고 왔다고?”

이에 육경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오늘 퇴원했다고 하고 집에서 같이 저녁 식사 했다더라고요. 분위기도 좋았다던데요? 큰어머니는 물론이고 큰아버지도 상당히 마음에 들어하셨다고...”

육경원이 말끝을 흐리며 할아버지의 눈치를 살폈다.

역시나, 방금 전까지 분노로 일그러졌던 얼굴이 차갑게 굳더니 지팡이를 잡은 손에 더 힘이 들어갔다.

육청수가 가장 혐오하는 것이 바로 자식들이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는 것.

육시준은 뭐 워낙 망나니 같은 손주니 그렇다 치더라도 평소 효심이 깊었던 육지원까지 그의 뜻을 거스르려고 하다니.

‘이 정도면 할아버지가 폭발하실만도 한데...’

“파주 리조트 프로젝트는 어떻게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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