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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이 수표는... 받지 않을래요. 물론 새 작품도 어머님을 위해 남겨둘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요.”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단순하지만 강유리의 좌우명 같은 말이었다.

게다가 시어머니라는 애매한 사이에서 괜히 신세를 지는 것도 마음에 걸렸고 행여나 이것이 LK그룹의 돈을 보고 육시준에게 접근한 것이 아닌지에 대한 테스트가 아니라고 100% 확신할 수도 없었기에 덥썩 받는 건 위험하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건 내 힘으로 얻어야 제맛이지.’

한편, 2층 서재의 분위기는 훨씬 더 무거운 모습이다.

워낙 보수적인 육지원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효심이었으므로 화가 머리끝까지 난 듯했다.

“할아버지 화 많이 나신 거 뻔히 알면서 달래드릴 생각은 안 하고 불난 데 기름을 부어? 우리 가문에 불효자는 필요없다. 계속 네 멋대로 하고 살 거면 나도 가만히 안 있을 테니까 그렇게 알아.”

“가만히 안 있으면.. 어떻게 하실 건데요?”

“너야 뭐...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강유리, 그 정도는 이 아비가 건드려 볼만 하지 않겠니?”

육지원의 입에서 강유리의 이름이 나오자 육시준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육지원, 육시준.

살가운 부자사이라고는 절대 할 수 없었지만, 이렇게까지 언성을 높이는 일도 드물었다.

보통은 효도네 뭐네 하는 레파토리가 나올 때쯤이면, 육시준이 먼저 타협하곤 했었지만, 강유리까지 건드린 이상, 그도 절대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

‘괜히 나 때문에 유리가 더 위험해지는 건 싫어.’

“사실 저한테 더 좋은 방법이 있는데요.”

“무슨 방법?”

육지원이 미간을 찌푸렸다.

“유리가 사고를 쳐서 할아버지 심기를 건드린 것도 삼촌과 아버지 사이가 껄끄러워진 것도 사실이니... 차라리 이혼하겠습니다.”

이에 차분한 육시준과 달리 육지원이 발끈했다.

“내가 제대로 사과하라고 했지 언제 너더러 이혼까지 하랬어?”

“이혼이 더 쉽고 깔끔하죠. 그리고 제 성격 아시잖아요? 잘못한 게 없는 상황에서 마음에도 없는 사과까지 할 만큼 멍청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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