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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2화

릴리는 단지 김씨 가문을 이용해 목적을 달성하려는 생각뿐이었는데 신안 그룹에서 갑자기 계약서를 보내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하여 계획은 계획대로 추진하고 릴리가 말했듯이 이제 와서 신안 그룹을 선택하는 건 김씨 가문에 복수도 할 겸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고성은 지금 신안과 어깨를 나란히 한 파트너이고 신안에 의지해야 하는 약체가 아니다.

양율의 얼굴은 탄복한다는 표정을 짓고 있지만 속으로는 릴리의 복수심과 집행력에 깜짝 놀랐다.

“하지만 김씨 가문을 이렇게 조롱하면 고성이 나중에는 완전히 배제당하지 않을까요?”

그러자 릴리가 웃으며 말했다.

“아니요. 김씨 가문 전체가 아니라 절반이겠죠? 나머지 절반은 김서준이 맡고 있으니 도리어 협력할 기회가 더 많아지겠죠? 적수의 적수는 친구잖아요.”

양율은 릴리에 대해 탄복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복수를 하는 한편 계획을 전혀 차질 없이 집행하려면 대단한 안목과 지혜가 필요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릴리가 마음대로 행동하면서 대수롭지 않은 척 해도 집행력은 장난이 아니었다.

“조금 전 제가 질의해서 죄송해요.”

양율은 진심으로 말했고 전에 배신사건이 있을 때보다 더욱 릴리를 탄복했다.

그러자 릴리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양 비서님만 저를 질의하는 게 아니에요.”

유능한 비서는 그녀의 팔과도 같은 존재이고 신임할 수 있는 비서는 많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었다.

이제 임강준이 가고 나면 양율과 오랫동안 함께 일해야 하기에 그의 마음속에 황당무계한 인상을 남기고 싶지 않았고 더욱이 겉으로만 복종하는 척 하면 안 되기에 가능한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설명했다.

하지만 양율은 릴리에 대해 탄복하는 동시에 그녀의 처지가 더욱 걱정되었다.

“그럼 심씨 가문에서 보내온 계약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으시겠어요? 심씨 가문이 서울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데 등 돌리면 우리한테 불리하지 않을까요.”

“전혀요. 누군 뭐 영향력이 있는 부모가 없는 줄 알아요? 그들은 애초에 나와 등 돌리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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