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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3화

눈앞에서 점차 확대되는 잘생긴 얼굴과 코끝에서 맴도는 남자의 익숙하고도 생소한 체취 때문에 릴리는 저도 모르게 심장 박동수가 빨라짐을 느꼈고 목소리도 모깃소리로 변했다.

“립스틱 지워져요. 조금 있다 약속이 있어서 ㅋ...”

‘키스’라는 단어를 말하기도 전에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안전벨트가 채워지는 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숙이고 몸에 고정된 안전벨트를 보면서 순간 멍해 있었다.

“방금 뭐라 했어?”

한쪽 팔로 몸을 지탱하고 있던 신하균의 웃는 얼굴이 릴리 바로 코앞에 고정되더니 그녀를 빤히 쳐다보면서 물었다.

릴리는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했다.

만일 그녀가 조금만 과감하게 행동했더라면 신하균의 사랑이 듬뿍 담긴 눈빛을 봤을 것이다.

릴리는 우물거리며 대답했다.

“아니에요. 립스틱을 안 가져온 것 같다고요.”

그러자 신하균은 큰 손으로 그녀의 턱을 잡아 고개를 들어올리고는 두눈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우물같이 깊은 두눈이 릴리의 얼굴을 천천히 훑으면서 입술에 고정되더니 뜨거운 기운을 뿜으며 말했다.

“지금도 예뻐. 필요 없어.”

릴리는 파들거리는 두 눈을 들어 신하균의 두 눈을 바라보자 눈동자에 비친 자기 그림자를 보았다.

부끄럽고 쑥스러워 허둥대는 표정이었다.

예쁘고 맑은 두 눈이며 딸기 같은 입술이며 살짝 고개를 쳐든 모습은 마치 그 누가 꺾어가기를 기다리는 꽃망울과도 같았다.

릴리는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가슴이 팔랑거리더니 입가까지 나온 말을 꿀꺽 삼켰다.

“지금은 필요 없겠지만 나중에는요?”

남자의 두 눈이 어두워지면서 울대가 꿀렁이더니 고개를 낮춰 릴리를 한참 쳐다보다가 결국은 운전석으로 돌아가 자동차 엔진을 틀었다.

신하균의 뜨거운 입김이 사라지자 그제야 숨통이 확 트이는 동시에 살짝 실망했다.

‘분명히 암시했는데 뒤따른 행동이 없다고? 벌써 식었나?’

고개를 돌려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뾰로통한 표정으로 조수석의 햇빛 가리개를 내려 거울을 보면서 자기 얼굴을 요리조리 살폈다.

흐트러짐 없는 화장과 예쁜 오관이 그대로 있었다.

‘아주 완벽한데 왜? 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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