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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7화

겨우 우세를 차지한 릴리는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쑥스러움을 뒤로 한 채 연이어 물었다.

“맞나요? 언제부터 내 매력에 반한 거죠?”

그래도 신하균은 얇은 입술을 꾹 닫은 채 아무 말이 없었다.

릴리는 히히 웃으며 손바닥으로 의자를 짚고는 두 발을 흔들거리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전에 주리 언니가 하균 씨가 부모님의 결혼 독촉 때문에 대충 목표를 나로 정했다는데 지금 봐서는 하균 씨를 잘 모르고 그랬던 것 같아요. 우리 신 팀장님이 시크하면서도 얼마나 끼가 많다고요. 일찍부터 나한테 반했을지도 모르잖아요.”

“어. 맞아.”

신하균이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그녀의 말에 찬성했다.

그러자 릴리는 신대륙이라도 발견한 듯 갑자기 고개를 돌리면서 물었다.

“맞다고요? 진짜예요? 그게 언제예요?”

신하균의 눈이 반짝 빛나더니 쑥스러운지 다른 말로 화제를 바꿨다.

“이젠 가야 하지 않겠어? 강철이 아직 산책시키지 않았잖아?”

“맞아요. 빨리 가요. 우리 강철 씨가 이 공주님이 무지 보고 싶을 거예요.”

말하면서 릴리를 허리를 숙여 다시 하이힐을 신으려고 하자 신하균이 신발을 집어 들고는 한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잡고 다른 팔로 무릎 뒤를 감싸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다.

“왜요?”

릴리는 깜짝 놀라면서 무의식적으로 그의 목을 감싸안더니 잔뜩 긴장한 눈빛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릴 때 귓가에서 그녀가 좋아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빨리 가자.”

아무리 직진남이라도 해도 연애를 하면 변하는 법인가 보다.

신하균의 고리타분한 성격으로는 밖에서나 혹은 사람 앞에서 절대 친근한 행동을 하거나 달콤한 말을 하지 않았는데 오늘만 해도 여러 번 놀라게 했다.

‘뭐가 어때서?’

이렇게 대범한 남자 앞에서 쑥스러울 것이 뭐가 있단 말인가?

릴리는 소리 없이 목에 감은 두 팔에 힘을 줬다.

품에 안겨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힘 있는 심장박동 소리를 들으며 릴리는 감격해 말했다.

“기분이 좋아요. 하균 씨가 날 일찍부터 좋아했다면 내가 짝사랑했던 시간이 짧아지잖아요. 그러면 조금이나마 공평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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