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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0화

거실.

다 안에 들어간 후 고태규가 제일 중앙에 앉고 하인을 시켜 차를 올려오라고 하려 했다.

강미영은 먼저 자리에 앉지 않고 우아하게 손목을 돌리고는 뒤에 따라온 사람에게 따귀를 날렸다.

짝하는 소리가 울리고 조용해졌다.

고태규가 자리에 앉은 채로 놀란 표정으로 바라봤다.

고우신은 문 앞에서 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까까지만 해도 우아했던 여인이 갑자기 사람을 때리다니.

고정남의 얼굴이 옆으로 비틀어졌으나 반응은 빨랐다. 그러고는 슬픈 표정으로 강미영을 바라봤다.

“미영아, 나를 미워하는 걸 알아. 날 때리고 욕해도 좋으니까 피하지 말고 모르는 사람 취급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강미영이 비웃었다.

고정남을 째려보며 말했다.

“자기가 무슨 물건이라도 되는 줄 아나 봐요. 내가 미워할 만한 자격이라도 있는 줄 알아요?”

“난…”

“이 따귀는 릴리 대신 때린 거예요. 당신 같은 사람은 아빠가 될 자격도 없어요.”

“미영아, 난…”

강미영은 또 따귀를 때렸다.

우아한 모습이었으나 소리는 아주 쨍했다. 얼마나 힘을 썼는지 알 수 있었다.

강미영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얼마나 얼굴이 두꺼우면 내 손이 아파 나겠어요. 이 따귀는 당신의 허위함에 때린 거예요. 연기 좀 그만해요. 역겨우니까.”

강미영은 봐주지 않았다. 고정남은 입가가 찢어졌고 반쪽 얼굴이 얼얼해 났다. 입안에는 피 맛이 났다.

기쁜 마음이 이 두 따귀에 많이 흩어졌다.

이성도 돌아왔다.

“내가 연기를 한 거라면 이렇게 오랫동안 널 찾았겠어? 내가 계속 고씨 가문에 있었다면 고정설이 파고들 틈이 날 일도 없었고 고씨 가문이 이렇게 될 일도 없어.”

고정남은 목소리는 높았고 속에 있는 말을 했다.

지금의 곤경과 고정설이 한 짓을 모두 강미영의 탓으로 돌렸다.

그때 강미영을 쫓아가서 상대방이 파고들 틈이 생겼다고…

“날 오랫동안 찾은 일 말이에요.”

강미영이 여기까지 말하고는 또 따귀를 때렸다.

“스스로는 엄청 고상한 사랑이라고 생각한 게 얼마나 많은 사람한테 골칫거리를 가져다줬는지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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