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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7화

강유리는 심란한 표정을 지었다. 강미연이 기분이 좋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그리고 아버지는 부러워할 리가 없다. 아마 자기가 이 자리에 없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실 것이다.

강씨 가문은 요리에는 소질이 전혀 없다.

강민영은 강미연과 성격이 정반대다. 강민영이 천하태평의 성격이라면 강미연은 승부욕의 최강자다.

강미연은 무엇이든 잘하려고 한다. 이러한 성격은 젊었을 때는 더욱 강했다.

그래서 셰프님까지 모셔서 요리를 배우며 숨겨진 재능을 살리려고 했었다.

릴리와 바론은 모두 그녀를 경계하고 주변 사람들도 그녀와 요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3년 전에 막 외국에 간 순진한 강유리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그녀가 실망할까 봐 그녀가 요리하는 것을 받아들였다.

그리고는 식중독에 걸려 병원 응급실에 입원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바론은 노발대발하며 강미연을 호되게 꾸짖었고 그녀 자신도 미안해서 먼저 다시는 요리공부를 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공부는 안 하지만 자기 느낌대로 한다?

‘자기가 기분이 나쁘니까 다 함께 죽자는 건가?’

강미연은 그들의 표정을 보고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때의 강유리처럼 순진한 놈을 골랐다.

“시준, 이리와 이모 좀 도와줘.”

육시준은 아무것도 모르고 고개를 끄덕이고 대답하려 하자 강유리는 그의 팔을 잡아당겼다.

강유리는 그를 향해 고개를 저으며 소리 없이 눈치를 주었다.

강유리는 머리를 미친 듯이 굴리며 핑계를 찾았다.

그녀는 비록 집밥의 맛을 느끼고는 싶지만 그 대가가 목숨이라면 포기할 것이다.

육시준은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강유리가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강미연이 성큼성큼 다가와 강유리의 손을 뿌리치고 육시준을 데리고 부엌으로 갔다.

“아이고, 이제 신혼도 아니면서 왜 이렇게 달라붙어 있어! 남편 좀 빌려줘. 이따가 돌려줄 테니까!”

강미연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육시준을 데려갔다.

강유리는 육시준의 다급하지만 우아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가에 희망의 빛이 스쳤다.

어쩌면, 그녀의 전능한 남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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