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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6화

화려한 불빛이 켜졌다.

서울의 밤은 번화하고 시끌벅적하다.

낯익은 롤스로이스 한 대가 별장으로 들어섰다.

강유리는 뒷좌석의 차창을 내리고 눈앞에 있는 검은 꽃무늬 대문을 쳐다보았다. 그 위에 금박을 입힌 큰 글씨는 이미 바뀌었다.

강-

강유리는 감개무량했다.

그리고 너무나도 익숙했다.

매번 돌아올 때마다 강유리는 저 간판이 눈에 거슬리고 거부감을 느꼈다.

성홍주 일가가 이곳을 점령하는 동안, 강유리는 심지어 이곳이 더럽혀져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고 느꼈었다.

그런데 외할아버지와 이모님이 돌아오시고 본격적으로 입주하시자 집의 느낌이 바로 돌아왔다.

“남편, 오늘 밤은 여기서 자고 갈까?”

대문을 바라보던 강유리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육시준은 태블릿을 들고 일을 처리하고 있다가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돌려 강유리를 쳐다보았다. 그는 강유리의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육시준은 손을 뻗어 무릎 위에 올려진 강유리의 작은 손을 잡고 다정하게 말했다.

“그래.”

강유리는 그의 손을 잡고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갑자기 미숙한 생각이 하나 떠올랐어!”

육시준은 살짝 경계하며 말했다.

“일단 들어는 볼게.”

“봐봐. 이모는 오늘 고정남을 만나서 분명 불쾌한 기억이 떠올랐을 거야. 비록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이지만 속으로는 틀림없이 매우 슬프실 거야.”

“그래서?”

“사랑을 완전히 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거야! 우리 이모한테 남자 친구를 소개시켜 주자!”

“...”

육시준은 경계를 풀었다.

그래도 아직 통제 가능한 범위 내의 생각이다.

너무 미숙할 정도는 아니다.

그는 신중하게 타당성을 분석하고 말했다.

“이모가 훌륭하시니 당연히 안목도 낮지 않으실 거야. 하지만 이 나이에 독신이고 능력 있는 남자에 아직 감정에 대한 기대까지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기는 어려울 거야.”

강유리는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왜 꼭 동갑내기 남자를 찾아야 해? 그럼 선택 폭이 얼마나 좁아!”

육시준이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

“무슨 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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