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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화

릴리는 목소리가 좋은 남자를 좋아한다. 릴리가 사귀었던 모든 남자 친구는 다 목소리가 듣기 좋다.

그리고 모두가 똑같은 낭만적인 일을 한 적이 있는데 바로 이야기를 읽으며 그녀를 재우는 것이다.

그리고 이 변태는 이 녹음들을 모아 반복 재생을 해서 가장 좋은 목소리를 선정하는 것을 좋아한다.

쯧.

정말 창피하다.

‘신하균도 릴리의 비디오 중 한 명이 된 건가?’

정말 불행하다.

강유리는 겉으로는 이런 일에 관심이 없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이런 가십에 매우 관심이 있다. 강유리는 스스로 발코니에 있는 소파에 앉더니 최신 진행 상황을 캐물었다.

“아뇨. 저도 이야기 따위에는 사실 별 관심이 없어요. 그냥 얘기만 좀 나눴어요.”

소파에 기대앉던 강유리는 잠시 멈칫하더니 더욱 묘한 눈빛으로 릴리를 바라보았다.

“???”

‘이야기는 안 듣고 얘기만 나눴다고?’

전대미문의 상황이다!

강유리는 믿을 수 없는지 질문을 반복했다.

“단순히 얘기만 나눴다고?”

릴리는 자연스럽게 맞은편에 앉았다.

“당연하죠. 고정남이 왜 갑자기 이런 짓을 했는지도 분석해 보고, 그들이 나중에 저지를 일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도 논의했어요.”

릴리는 여기까지 말하고는 무엇이 생각난 듯 갑자기 강유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엄마가 그를 찾아갔어요?”

자세히 말하지 않아도 자매는 잘 알고 있다.

강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강유리의 관심은 딴 데 있다.

“한밤중에 음성통화로 이런 지루한 얘기만 했다고?”

“이게 어떻게 지루한 얘기예요? 언니도 방금까지는 이 일에 대해 진지하게 물어봤으면서. 제가 말하지 않았다고 탓했잖아요!”

릴리는 당당하게 말했다.

“엄마가 그자를 찾아가서 뭘 했는데요?”

강유리는 눈을 가늘게 뜨고 릴리를 잠시 바라보다가 쯧쯧 고개를 가로저었다.

“동생이 다 크니까 이제 비밀도 생겼네!”

릴리는 어이없어하며 말했다.

“언니도 형부랑 하는 대화를 저한테는 알려주지 않잖아요!”

강유리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씩 웃었다.

“알았다!”

“???”

“뭘 알았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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