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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8화

약을 써서 여자의 결백을 망치려는 비열한 수법은 할아버지와 자세히 대화하기 어렵다.

어르신도 더 이상 자세히 묻지 않았다.

단지 릴리더러 강유리에게 위층의 인테리어를 소개하도록 시켰다.

이런 일은 여자들끼리 얘기하는 게 더 편할 것이다.

2층 침실.

익숙하고도 낯선 배치를 보며 강유리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모든 방은 그녀가 기억하는 것과 똑같았다. 안방도, 그녀가 머물렀던 침실도, 심지어 자주 머물지 않던 곳도 원래대로 돌아왔다.

아버지와 이모의 거짓말에 외할아버지도 참여한 것에 강유리는 겉으로는 평소와 다름없었지만 속으로는 은근히 원망했다.

그 많은 걸 혼자 짊어진 게 원망스러웠고 하마터면 어머니처럼 갈 뻔했는데도 말하지 않은 것에 서운했다.

자기가 조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의 신뢰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원망들은 이 인테리어를 보는 순간 깨끗이 사라졌다.

이모와 외할아버님 그리고 아버지는 방식은 다르지만 목적은 모두 같았다.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다.

가족의 안위를 위하여 모두들 노력해 왔다.

이제 모든 것이 정착되었고 그들은 자신의 희생은 생각하지 않고 강유리에게 너무 많은 빚을 졌다고 느끼며 모든 면에서 최선을 다해 잘해주고 있다.

그들은 강유리가 어머니가 계실 때를 더 그리워한다는 것을 알고 집을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어때요? 감동적이죠? 저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외할아버님은 연세가 많으셔도 기억력이 너무 좋으세요. 다 원래대로 돌아왔다니! 인테리어 할 때 아버지도 계셨대요!”

릴리는 바론 공작을 위해 좋은 말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강유리는 시선을 돌려 릴리의 얼굴을 몇 번이고 훑어보았다.

릴리는 그녀의 이런 눈빛에 약간 당황했다.

“왜, 왜 그래요?”

“어젯밤 일은 나한테도 말 안 할 거야? 송이혁이 말하지 않았더라면, 네 형부가 특별히 경호원에게 물어보지 않았더라면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몰랐을 거야!”

경호원 얘기가 나오자 강유리는 더욱 불만을 터뜨렸다.

“그리고 업무적인 일은 그렇다 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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