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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1화

고태규는 입을 뻥긋했으나 아무 말도 못 했다.

당시 이 별장에 강미영도 살았었다.

근데 그때 당시에는 아무런 권력도 권세도 없었고 배경도 없고 인맥도 없으니 고정남에게 기댈 수밖에 없었다.

고정남도 당시 발언권이 없어 그저 참으라고만 했다.

희망하는 사랑을 위해 참았었다.

하지만 너무 과분했다. 감금을 해서 아이를 낳게 하고는 쫓아내다니.

그때 고태규의 얼굴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고고자상한 태도로 은혜를 베푸는 것처럼 강미영에게 남아도 되나 아무런 명분을 주지 않는다고 했었다.

그리고 강미영을 남긴 이유는 고씨 가문의 핏줄이 밖에 떠돌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아이를 낳고 행동거지를 잘하면 고씨 가문에서 봐줄 수 있으나 만일 넘보지 말아야 할걸 넘본다면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하겠다고 했었다.

살아있는 두 사람의 생명을 마음대로 좌우지하려고 했다니.

“기억을 하면 또 어떡할 건가. 지금 나한테 무례하게 말을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자네 딸은 우리 가문의 사람이니 우리 고씨 가문의 말을 듣고 우리 가문을 위해 공헌을 해야 한다고.”

조금 찔리긴 했으나 소리를 높이고 여전히 고고자상했다.

강미영은 낯빛이 어두웠다. 왼손으로 방금 사람을 때린 오른손을 주물렀다.

고정남은 낯빛이 변하면서 고태규의 앞을 막았다.

“미영아, 아버지의 성격을 알잖아. 말은 세게 하셔도 속은 그렇지 않으신 거. 조급한 마음에 그렇게 말씀하신 거야. 무슨 일 있으면 다 나한테 풀어.”

강미영의 눈빛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

실망이 너무 많이 쌓여 더는 고정남에게 큰 감정 변화가 생기지 않았다.

그저 화만 났다.

자신에게 화가 났다.

이 남자는 항상 그러했다. 두 사람이 모순이 생겨도 항상 아버지의 편을 들고 그 당시에는 왜 알아보지 못했을까.

바보같이 고정남은 자신을 사랑한다고 그저 어쩔 수 없어서 그런거라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어쩔 수 없는 것 하고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고정남은 강미영은 눈빛을 보고 말했다.

“미영아, 난 그럼 뜻이 아니라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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