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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6화

오랜 침묵이 흐르고 역시 박지연이 옆에서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간단히 말해서 고우신이 김옥과 뒹굴게 되었고 김재운은 고주영과 몸을 뒤섞은 것이다.

그리고 그들 계획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현재 종적을 감추었다.

“장난하나!”

김철용이 탁자를 탁 치며 언성을 높였다.

“당신 고씨 가문은 뭐 이런 자식을 낳은 건가? 염치도 모르고 볼품이 없군. 이렇게 많은 어른들 앞에서 이런 추잡한 일을 저지르다니!”

순식간에 뒤바뀐 얼굴에 미처 반응할 틈도 주지 않았다.

방금까지만 해도 후배들을 나무라더니 지금은 화살을 돌려 고씨 가문을 향해 내리밟고 있다.

한편, 고정남은 자신이 망할 계집애에게 속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고우신은 인품이 손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은 고주영도 체면을 잃게 되었다.

“이 늙은이가 정말, 당신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우리 주영이의 상처는 모두 이 짐승에 의한 것이라고. 그런데 지금 모든 것을 다 우리 고씨 가문 탓으로 돌려?”

고태규도 화가 치밀어올라 덩달아 말을 가리지 못했다.

“당신들이 갑자기 우리를 이 무슨 가족 연회에 초대하지 않았다면 우리 집 옥이가 그 피해를 받았겠어? 김재운의 머리가 잘못되었다고 당신 집안 후손들도 전부 미쳐버린 거야? 애초에 침실에 같이 들어가서 뭘 하려는 건데?”

“허. 자네가 직접 들어보게. 그게 사람이 할 소린가? 우리가 당신들을 초청한 탓이라고? 난 아직 당신이 이 병신을 우리 집에 데려온 것을 탓하지도 않았네.”

“병신? 누굴 병신이라고 욕해? 이 늙은이가!”

“...”

그렇지 않아도 마음이 맞지 않는 두 어르신이 싸우니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결국, 고정남이 먼저 나서 소리 내어 그들을 제지했다.

“자, 두 분 먼저 진정하세요.”

두 어르신은 그제야 입을 다물었지만 그 누구도 상대방을 보려 하지 않고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한쪽으로 돌려버렸다.

지금의 상황은 확실히 고씨 가문의 실수이다.

하지만 원래 잘 계획했던 것이 이렇게 엉망이 된 것도 그 망할 계집애의 책임이 분명 있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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