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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0화

신하균은 더 해석하지 않고 그저 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려 부 좌석의 문을 열었다.

팔을 차에 지대고 허리를 굽혀 릴리를 바라봤다.

“스스로 걸을 수 있어요?”

릴리는 넋을 잃고 신하균을 바라봤다.

주차장은 조용했고 가로등 빛이 신하균의 몸에 비쳤다.

가로등을 등져 릴리는 신하균의 표정을 잘 보지 못했다. 하지만 목소리에서 화가 나지만 어떻게 하지 못하는 어투를 들어낼 수 있었다.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릴리가 아래를 보며 긴 속눈썹이 흔들렸다. 부채마양 눈 안에 있는 모든 정서를 가렸다.

릴리가 말했다.

“아니요. 다리에 힘이 풀렸어요.”

신하균이 가만히 있다가 허리를 굽혀 한 손은 릴리의 어깨를 감쌌고 다른 한 손은 다리를 감싸고 가볍게 안았다.

릴리는 신하균의 목에 두 팔을 감았다. 머리는 가슴팍에 수그리고 신하균의 심장 소리를 들었다.

가는 길 조용했다.

병원에 이미 연락을 해서 준비를 했으나 검사를 다 하고 나왔을 때는 새벽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릴리가 물을 많이 마시고 또 오래 휴식을 해서 약효는 거의 흩어졌다. 그저 시간이 늦어 또 졸렸다.

릴리가 맥없어하는 모습을 보고 신하균은 놀랐다.

검사 결과를 받고 난 후.

송이혁이 하얀 가운을 입고 문 앞에 서서 엄숙한 표정으로 검사 결과를 보고 또 릴리를 보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신하균이 긴장을 하며 말했다.

“어때?”

송이혁이 물었다.

“왜 일찍 데리고 오지 않은 거야?”

신하균은 긴장한 상태로 송이혁을 바라봤다. 최후의 심판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송이혁이 검사 결과를 다시 한번 보고 말했다.

“좀만 더 늦었으면 약효가 다 사라졌어.”

신하균은 멍해 있었다.

송이혁이 말했다.

“그래도 안심해. 약효가 다 사라졌다고 해도 혈액검사에서 문제를 검사해 낼 수 있으니까. 이 검사 결과를 가지고 책임을 묻는다고 해도 쓸모가 있을 거야.”

신하균은 반응을 하고 검사 결과를 받았다. 표정에는 불만이 있었다.

이렇게 엄숙한 일에 이 자식이 장난을 쳤다니.

송이혁은 신하균이 불만을 하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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