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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4화

어두운 밤.

넓은 길에 차가 가득했다.

밥을 먹을 때 릴리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래서 왜 화가 났는지 인터뷰 좀 합시다.”

신하균이 릴리를 쳐다보고 차갑게 말했다.

“그렇게 오래 반성하고도 뭘 잘못했는지 몰라요?”

이 코너는 자백코너지.

잘못을 승인하는 코너는 아니다.

“릴리씨 같은 한 아가씨가 남자랑 그런 말을 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아요?”

릴리는 젓가락을 물고 눈을 둥그렇게 뜨고 생각을 하다가 생각이 났다.

김찬욱과 말했던 화제가 너무 막 나간 것이다.

입만 열면 오른다고 했으니.

“그 사람이 먼저 말을 연 거잖아요. 그래서 그냥 반박한 거예요. 아니지, 내가 왜 부끄러워해야 하는데요. 내가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니고.”

릴리가 말했다.

“아니, 잘못을 했다는게 아니고.”

“고작 이 일로 나한테 화를 내고 있었단 말이에요? ”

릴리가 오히려 화를 냈다.

신하균은 침묵을 했다.

그때 좀 화가 났고 릴리의 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문제를 의식했다.

신하균은 릴리에게 뭔가를 요구할 만한 입장이 되지 않는다.

침묵이 흐르다가 신하균이 먼저 입을 열었다.

“화를 내서는 안 됐었어요. 다음에는 안 그럴게요.”

릴리는 이런 상황에 거절을 하면 안 될 거 같았다.

하지만 받아들여도 이상한 게 아닌가.

이건 뭐 이상한 상황인 것인가.

“다른 남자랑 이런 말을 하는 게 싫었어요.”

신하균이 이어 말했다.

릴리가 신하균을 쳐다보다가 시선을 피하고 국을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하는 거 봐서요.”

신하균은 릴리의 말을 듣고 입꼬리가 올라갔다.

단칼에 거절하지 않았으니 좋은 현상이다.

야식을 먹고 신하균은 릴리보고 일찍 휴식하라고 당부하고 나왔다.

나가기 전, 구석에 준비해 놓은 강아지 집을 보고 무언가 생각을 하는듯했다.

욕실에서.

릴리가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었는데 장미잎을 잡아다가 한 잎씩 떨어뜨렸다.

신하균은 도대체 무슨 뜻인 걸까.

다른 남자랑 그런 말을 해서 화가 난 걸까.

하지만 또 화를 내서는 안 됐다고 하니 왜 그러는 걸까.

그냥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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