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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화

두 사람도 긴장감이 역력한 기색으로 따라붙어 상황을 지켜봤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입구를 막고 있었고 시선에 따라 굳게 닫힌 방문을 바라보던 고정남은 침묵에 빠지고 말았다.

박지연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이걸 어찌하면 좋냐며 계속하여 중얼거렸고 이연정도 곁에서 그들 집안의 아가씨는 비록 평소에 함부로 굴곤 했지만 절대 여자들을 괴롭히는 사람이 아니기에 김옥을 어떻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위로해주었다...

겉으로는 모두가 김옥이 괴롭힘을 당할까 봐 걱정하는 것 같지만 사실 다들 이 연극을 알고 있다.

고정남은 뒤에 있는 사람들을 훑어보며 매의 눈을 날카롭게 번쩍이더니 경호원에게 분부했다.

“문을 뜯어주세요.”

“네.”

경호원이 폭력을 휘두르자 문은 곧장 열렸다.

방안은 캄캄했고 이연정이 먼저 다가가 불을 켰다.

이윽고 눈 앞에 펼쳐진 화면은 모두를 얼어붙게 하고 말았다.

거의 벌거벗은 두 사람의 모습이 카펫에 매달려 있었고 남자는 눈 밑이 새빨갛게 달아올랐고 얼굴은 온통 흥분되어 있었다. 반면, 여인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고 하얀 피부는 붉은 자국으로 가득했다.

그녀는 악마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지만 몇 걸음 기어 나오자마자 다른 사람에게 머리채를 잡혀 다시 끌려오게 되었다.

그 순간, 갑작스러운 눈 부신 불빛에 방 안의 두 사람은 모두 시선을 보내왔다.

고주영은 낭패한 몰골과 멍든 얼굴까지 하고 마치 구원자를 보는 듯 입구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며 쉰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버지,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예상치 못한 장면에 비주얼 쇼크는 어마어마했고 이는 고정남의 머릿속을 뒤집어 놓고 말았다.

이윽고 그는 몇 걸음 달려가더니 김재운을 걷어찼다.

이연정은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자 서둘러 작은 담요를 들고 앞으로 가서 훤히 드러난 고주영의 몸을 가려주었다...

“어머, 이게 다 무슨 일이래?”

“고주영 이 바보 도련님은 어쩌다가 저 여자와 같이 있게 된 거지?”

“이 꼴을 보니 저 바보는 맞아 죽어야 할 것 같은데? 고씨 가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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