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는 일부러 더 물어보려 했다.“나랑 상관이 된 일이라서 누가 더 주의했는데요? 주어를 생략하지 말고요.”신하균은 입술을 꾹 닫고 침묵을 유지했다.릴리가 웃으며 다가가 더 물으려 했으나 핸드폰이 울렸다.두 사람의 분위기를 삽시에 깨버렸다.신하균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언짢아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핸드폰을 꺼내 보고 이어폰을 끼려고 한 순간 릴리가 신하균의 손을 잡았다.“이어폰 끼지 말고 나도 같이 들을래요.”릴리의 낯빛이 좋지 않았고 피곤한 기색이 가득했으나 눈은 반짝거렸고 기대하는 눈빛이었다.이런 시선을 보니 비밀이 있어도 감추기 어려웠다.그리고 원래부터 비밀도 아니었다.신하균이 턱을 들며 전화를 받으라고 했다.릴리가 전화를 받고 확성을 눌렀다.맞은편에서 폭소가 들려왔다.“내가 보낸 영상 봤어요? 너무 재밌잖아요. 그 두 늙은이끼리 서로 물고 뜯고 하는 거 좀 보세요.”“누구요, 누군데요? 고정남하고 그 김씨인 사람 말이에요?”릴리는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전화 맞은편에서 멈칫했다.“강씨 가문 둘째 아가씨?”릴리가 대답했다.“네, 저예요. 계속 얘기해 보세요.”계속 말할 흥미는 잃었고 갑자기 생긴 새로운 일에 흥미가 생겼다.“우리 신 형사님 핸드폰이 왜 아가씨 손에 있는 건가요. 이미 서로 핸드폰을 공용하고 아무런 프라이빗이 없는 정도까지 된 거예요?”릴리가 이맛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아까까지만 해도 말하던 주제는 오늘 저녁에 있었던 일의 뒷일을 말하는 게 아니었나요?”김찬욱이 말했다.“이런 일은 중요하지 않아요. 결과는 다 예상안이니까요. 그거보다 지금 더 궁금한 건 두 사람...”“김옥하고 고우신은 어떻게 됐어요?”김찬욱은 입장이 확고하지 않고 호기심은 순식간에 전이됐다.“그 허위적인 동생이 누구 말도 듣지 않던 데요. 뭐라고 하셨길래 걔가 아가씨를 도와 고우신을 모함하는 거예요?”릴리는 속에 답이 생겼다.“그게 무슨 말이에요. 꼭 내가 어떻게 한 거인 거예요? 고우신이 그런 사람인 거 일수는 없
신하균은 더 해석하지 않고 그저 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려 부 좌석의 문을 열었다.팔을 차에 지대고 허리를 굽혀 릴리를 바라봤다.“스스로 걸을 수 있어요?”릴리는 넋을 잃고 신하균을 바라봤다.주차장은 조용했고 가로등 빛이 신하균의 몸에 비쳤다.가로등을 등져 릴리는 신하균의 표정을 잘 보지 못했다. 하지만 목소리에서 화가 나지만 어떻게 하지 못하는 어투를 들어낼 수 있었다.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릴리가 아래를 보며 긴 속눈썹이 흔들렸다. 부채마양 눈 안에 있는 모든 정서를 가렸다.릴리가 말했다.“아니요. 다리에 힘이 풀렸어요.” 신하균이 가만히 있다가 허리를 굽혀 한 손은 릴리의 어깨를 감쌌고 다른 한 손은 다리를 감싸고 가볍게 안았다.릴리는 신하균의 목에 두 팔을 감았다. 머리는 가슴팍에 수그리고 신하균의 심장 소리를 들었다.가는 길 조용했다.병원에 이미 연락을 해서 준비를 했으나 검사를 다 하고 나왔을 때는 새벽에 가까운 시간이었다.릴리가 물을 많이 마시고 또 오래 휴식을 해서 약효는 거의 흩어졌다. 그저 시간이 늦어 또 졸렸다.릴리가 맥없어하는 모습을 보고 신하균은 놀랐다.검사 결과를 받고 난 후.송이혁이 하얀 가운을 입고 문 앞에 서서 엄숙한 표정으로 검사 결과를 보고 또 릴리를 보며 이맛살을 찌푸렸다.신하균이 긴장을 하며 말했다.“어때?”송이혁이 물었다.“왜 일찍 데리고 오지 않은 거야?”신하균은 긴장한 상태로 송이혁을 바라봤다. 최후의 심판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송이혁이 검사 결과를 다시 한번 보고 말했다.“좀만 더 늦었으면 약효가 다 사라졌어.”신하균은 멍해 있었다.송이혁이 말했다. “그래도 안심해. 약효가 다 사라졌다고 해도 혈액검사에서 문제를 검사해 낼 수 있으니까. 이 검사 결과를 가지고 책임을 묻는다고 해도 쓸모가 있을 거야.”신하균은 반응을 하고 검사 결과를 받았다. 표정에는 불만이 있었다.이렇게 엄숙한 일에 이 자식이 장난을 쳤다니.송이혁은 신하균이 불만을 하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송이혁이 아까 신하균의 말을 간단히 들어보니 고씨 가문이 한 짓이었다.하지만 지금 릴리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것을 듣고도 놀라웠다.“속상하지 않아?”릴리는 이상하다는 듯이 송이혁을 쳐다봤다.“뭐가 속상해요?”이 말을 하고 릴리는 요즘에 있었던 속상한 일을 다 생각해 봤다. 심지어 인터넷에서 본 한 강아지가 입양하려고 했을 때 이미 입양해 간 것도 생각했다.좀 안타깝기는 했지만 속상하지는 않았다.“고정남이 널 이렇게 대하는데 어떻게 생각해?”송이혁이 더 명확히 물었다.릴리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손을 흔들었다.“뭐가 속상하다고 하는가 했잖아요. 이런 작은 일에도 속상해하면 어떻게 살아요.”송이혁은 흐뭇한 표정으로 릴리를 바라봤다. “내가 뭐 도와줄 게 있어?”릴리가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요, 원한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갚는 편이라서요.”이 일은 신하균에게서 들은 적이 없다.송이혁이 의혹스러운 눈빛으로 신하균을 쳐다봤다.신하균은 송이혁이 바라보는 것을 감지하고 대답했다.“그래, 그 자리에서 갚았어.”그리고 지금 이 검사 결과도 있으니 더 유리하다.고씨 가문의 사람들은 오늘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이제 시간 될 때 말해. 먼저 돌아가서 휴식해.”송이혁은 궁금했으나 릴리의 상황이 더 걱정이 됐다.릴리는 벽에 기대고 말했다.진짜 병실 하나만 쓰면 안 돼요?”송이혁은 릴리를 쳐다보다가 신하균을 쳐다봤다.“지금 약효가 다 사라졌지만 그래도 몸은 허약하니까 누군가 보살펴 줘야 해. 병원에 있어도 되긴 한데 보살펴 줄 사람은 있고?”릴리는 그저 잠을 자고 싶어 송이혁의 말 중의 의미를 캐치하지 못했다.“무슨 보살펴요. 몸 엄청 튼튼하니까 괜찮아요.”송이혁은 릴리의 말에 반박했다.“혹시 후유증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안돼.”“그 조금에 무슨 후유증까지 생겨요. 지금 회복 상태로는 약 거래처까지도 맞출 수 있다니까요.”송이혁은 할 말이 없었다.릴리를 보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자신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엘리베이터 안.릴리는 엘리베이터 벽에 기대어 수자가 내려가는 것을 보고 있었다.볼수록 눈꺼풀이 점점 내려왔다.왜 어떤 사람들이 서서도 잘 수 있는지 이해될 거 같았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릴리가 소리를 듣고 눈을 떴다.천천히 몸을 일으켜 나가려고 했을 때 릴리는 누군가에게 안겼다.릴리가 작게 소리를 치고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의 목을 안았다.잠이 절반은 깬 채로 말했다.“하균 씨, 갑자기 태도가 이렇게 바뀌면 습관이 안 된다고요.”아까 차에서 내릴 때 화를 내고 릴리가 사과를 해도 화를 냈으면서 참 알 수 없는 사람이다.검사하고 기다리는 시간에 릴리는 신하균을 기쁘게 해주려고 해 어색한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했다.하지만 신하균은 계속 무시했다.후에 릴리는 잠이 쏠려와 인내심이 바닥이 나서 신하균을 신경 쓰지 않았다.아까 송이혁의 뜻을 못 알아들은 것이 아니다. 입원을 하겠으면 신하균더러 돌보라는 뜻이 아닌가.저 더러운 표정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자신을 돌봐라고 하겠는가.제일 큰 선심은 아마도 집에까지 데려다주는 게 아닐까.릴리는 신하균이 자신을 안아서 차에 태울 거라는 망상을 하지 않았다.근데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인 건가.신하균이 아무 말 하지 않고 릴리를 안고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뒷좌석의 차 문을 열고 릴리를 가볍게 좌석에 내려놓고 담요를 덮어줬다.이렇게 자상하면 릴리가 졸릴 일이 없다.차 문을 닫고 운전석 차 문을 열고 신하균이 차에 타고 시동을 걸었다.릴리는 담요를 안고 뒷좌석에 누워 신하균의 옆모습을 바라봤다.머릿속에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잠자기 더 좋은 환경이 마련되었으나 더 잠이 안 왔다.검은 크로스컨트리가 도로 위를 질주했다.지하 주차장에 들어서고 차가 천천히 속도를 줄였다. 릴리는 뒷좌석에서 아무런 흔들림을 느끼지 못했다.차를 세우고 신하균이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렸다.조심스레 뒷좌석의 문을 열었는데 릴리가 이미 앉아 반짝이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봤다.신하균이 멈칫하다가 부
“근데 졸려서 눈도 제대로 못 뜨겠으면서도 나더러 안으라고 하지 않은 건 의외였어요.”신하균이 보충해서 말했다.릴리가 말했다.“나도 손발이 있는데 왜 안아달라고 하는데요.”신하균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그럼 지금은 혼자 돌아갈래요, 아니면 내가 안아줄까요?”릴리가 고민했다.이렇게 좋은 일을 왜 미리 말을 하지 않은 것인가.아까 말한 말은 자신의 얼굴을 때리는 듯한 어색함을 느꼈다.신하균이 릴리를 바라보는 눈은 사람은 마음을 뚫어보는듯 했다.릴리는 얼굴이 뜨거워 났다.“머리가 계속 어지러워요. 혹시 의사가 말한 후유증이라도 발작을 한 거 아니에요? 신하균은 릴리의 과장스러운 연기를 보고 웃었다.“그럼 병원에 갈 거예요, 아니면 안아줄까요.”웃음이 섞긴 목소리는 아주 섹시했다.릴리는 더 생각을 하지 않고 말이 튀어나왔다.“안아줘요.”“그래요.” 신하균이 허리를 굽혀 차 안에 상반신이 들어갔다.릴리가 두 팔을 벌려 신하균의 목을 감쌌다.신하균은 흠칫했다가 한 손으로 릴리의 허리를 감싸고 다른 한 손으로 무릎을 안으려고 했는데 릴리가 이미 살짝 뛰어 신하균의 허리를 다리로 둘렀다.신하균은 자연스레 손을 뻗어 다른 한 손은 릴리의 엉덩이를 받쳤다.공주님을 안는 포옹이 갑자기 아이를 안는듯한 자세가 되어 더 거리가 가까워졌다.신하균이 몸을 일으키고 당황해했다.“이렇게 안아야 편해요. 그리고 안전감도 있고요.”릴리가 쭈꾸미처럼 신하균에게 붙어 머리를 신하균의 목에 댔다.그래도 괜찮다.엘리베이터에 들어가고 머뭇거리다가 14층을 눌렀다.엘리베이터를 내리고 나서 릴리는 구조가 다른 것을 발견했다.“내 집에 가요?”릴리는 손을 풀며 말했다.신하균이 릴리를 쳐다보며 말했다.“그럼 내 집이라도 가고 싶은 거예요?”릴리는 얼굴이 뜨거워 났다. 부자연스럽게 해석을 했다.“아니 야식을 시켰다고 했으니까.”“릴리씨 집으로 배달시켰어요.”릴리가 고개를 돌려봤다.문 앞에 배달이 놓여 있는 것을 봤다.뭔가 아쉬움이 들었다.
어두운 밤.넓은 길에 차가 가득했다.밥을 먹을 때 릴리가 먼저 입을 열었다.“그래서 왜 화가 났는지 인터뷰 좀 합시다.”신하균이 릴리를 쳐다보고 차갑게 말했다.“그렇게 오래 반성하고도 뭘 잘못했는지 몰라요?”이 코너는 자백코너지.잘못을 승인하는 코너는 아니다.“릴리씨 같은 한 아가씨가 남자랑 그런 말을 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아요?”릴리는 젓가락을 물고 눈을 둥그렇게 뜨고 생각을 하다가 생각이 났다.김찬욱과 말했던 화제가 너무 막 나간 것이다.입만 열면 오른다고 했으니.“그 사람이 먼저 말을 연 거잖아요. 그래서 그냥 반박한 거예요. 아니지, 내가 왜 부끄러워해야 하는데요. 내가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니고.”릴리가 말했다.“아니, 잘못을 했다는게 아니고.”“고작 이 일로 나한테 화를 내고 있었단 말이에요? ”릴리가 오히려 화를 냈다.신하균은 침묵을 했다.그때 좀 화가 났고 릴리의 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을 인정한다.하지만 문제를 의식했다.신하균은 릴리에게 뭔가를 요구할 만한 입장이 되지 않는다.침묵이 흐르다가 신하균이 먼저 입을 열었다.“화를 내서는 안 됐었어요. 다음에는 안 그럴게요.”릴리는 이런 상황에 거절을 하면 안 될 거 같았다.하지만 받아들여도 이상한 게 아닌가.이건 뭐 이상한 상황인 것인가.“다른 남자랑 이런 말을 하는 게 싫었어요.”신하균이 이어 말했다.릴리가 신하균을 쳐다보다가 시선을 피하고 국을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하는 거 봐서요.”신하균은 릴리의 말을 듣고 입꼬리가 올라갔다.단칼에 거절하지 않았으니 좋은 현상이다.야식을 먹고 신하균은 릴리보고 일찍 휴식하라고 당부하고 나왔다.나가기 전, 구석에 준비해 놓은 강아지 집을 보고 무언가 생각을 하는듯했다.욕실에서.릴리가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었는데 장미잎을 잡아다가 한 잎씩 떨어뜨렸다.신하균은 도대체 무슨 뜻인 걸까.다른 남자랑 그런 말을 해서 화가 난 걸까.하지만 또 화를 내서는 안 됐다고 하니 왜 그러는 걸까.그냥 이
릴리는 앞에 내용을 보고 갑자기 사람이 비꼈나 했다. 그 한번 맞고 드디어 정신을 차렸나 했다.뒤쪽을 보고 역시 익숙한 말이었고 여전히 성모 마음이었다.전 세계가 다 억울한 것이었다.뭐라 해도 모든 사람을 용서해 줄 수 있다.자신은 피해자가 아닌 것처럼 강제로 오르게 된 사람도 자신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그러고는 고정남의 문자였다. 태도는 강하게 나오던 데로부터 부드러워졌다.[너 어디 갔어. 당장 내려와.][이 일을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내가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다.][병원에 갔다며. 어떻게 됐어? 요리사는 새로 부른 사람이라서 네 입맛을 잘 몰랐어. 무슨 문제가 있으면 집에 와서 해결하는 거로 하자꾸나.]릴리는 그 검사 결과를 생각하니 눈빛이 차가워졌다.더 아래로 내려가 보니 김찬욱이 보낸 친구추가가 와있었다.생각하다가 추가하지 않았다.더 아래로 내려가 시선은 그 검은색 프사에 고정되어 눌러봤다.제일 이른 문자는 대부분은 릴리가 보낸 문자였다. 그리고 상대편에서 간단하게 응, 네, 그래요, 알겠어요, 이런 문자만 보내왔다.요즘에는 거의 문자를 하지도 않았다.제일 최근은 바로 오늘 저녁, 주동적으로 자신을 데리러 온 것이다.그리고 오후에 먼저 자신을 데려다주겠다고 한 것도 있다.그때부터 자신이 고씨 가문에 가는지 시험하고 있었던 것인가. 그저 릴리의 대답을 받지 못해 김찬욱더러 고씨 가문에 가라고 해서 자신을 주의하라고 알려주려고 했던 것인가.신하균이 조심스레 자신을 보호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따뜻해 났다.그러니 이후에 이성하고 말을 하는 걸 주의하는 건 고려해 볼 수 있다.[자요?]핸드폰이 울리고 메시지가 떴다.신하균이 보낸 것이었다.릴리는 메시지를 본 순간,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은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릴리가 메시지에 대답했다.[아니요. 안 졸려서요.]그쪽에서 음성통화가 걸려 왔다.전에 자기 전에 이렇게 메시지를 하던 습관은 없었는데.그리고 신하균이 자신을 아주 철저히 막아내 후에는 게임도 거의
신하균이 몇 초 동안 침묵을 하다가 입을 열었다.“아니요, 그래서 필요해요?”1초라도 머뭇거리는 건 신하균의 목소리를 좋아하는 릴리에게 대한 불 존중이다.“필요해요.”신하균이 숨을 내쉬는 듯 했다. 신하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저번에 듣고 싶다고 했던 그 책을 찾았어요. 그걸 읽어줄까요? 아니면 그냥 대화를 할래요?”릴리는 반응이 왔다.먼저 얼굴에 철판을 깔고 신하균을 쫓았을 때는 욕심이 많았다.신하균의 목소리, 그리고 신하균 본인까지도 탐을 냈다.사람을 쫓지도 못하고 제일 좋아하는 책을 읽어달라고 하고 그 소리에 잠에 들려고 했다니…“하균 씨.”“네?”릴리는 침묵을 했다가 말했다.“진심이에요?”당황스러웠으나 신하균은 릴리가 말한 것이 무슨 뜻인지 알고 확신을 할 수 있었다.“당연하죠.”지금 릴리를 쫓고 싶은 마음은 진심이고 심사숙고를 한 것이다.“왜요?”릴리가 물었다.신하균은 이 물음에 대해서는 자세히 생각해 보지 않았다.한 부류의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기 어렵다. 상대방에 대해 완전히 이해를 하고 나서야 사랑에 빠진다.신하균이 바로 그 부류의 사람이다.이 시간 동안의 만남을 통해 신하균은 천천히 진실된 릴리를 알게 됐다.신하균이 말했다.“릴리씨랑 달리 그냥 단순하게 하고 싶어서…”기억이 열렸다.전에 신하균도 계속 릴리에게 왜냐고 이유를 물었다.왜 갑자기 첫 만남에 심지어 만나지도 않았는데 관심을 갖게 됐는지.그러고는 온갖 방법으로 신하균의 생활에 참여를 하려고 했다.젊은 아가씨가 머뭇거리지도 않고 그냥 진실된 생각 하나였다. 그냥 하고 싶어서.본심을 따른 것이다.릴리는 이 대답을 듣고 얼굴이 더 뜨거워 났다. 그러고는 낮은 소리 말했다.“변태.”신하균이 당황하다가 릴리가 말했던 하고 싶다가 단순한 뜻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신하균이 웃으며 말했다.“다른 사람한테 이런 적 없어요.”아주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했고 자세히 들으면 릴리에 대한 총애를 들어낼 수 있었다.릴리는 날아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