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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4화

릴리는 잠깐 멈칫했다.

일부러 불쌍한 척하는 것은 그녀의 특기였지만 정말 불쌍한 티를 낼 줄은 모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불쌍한 티를 내려면 다른 사람도 끌어들여야 할 것 같았다...

그제야 릴리는 신하균을 밀어내려고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저 먼저 내려줘요.”

그러나 신하균은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고 오히려 팔을 더 오므리고 그녀를 안은 채 자리에서 일어나 화단 밖 주차장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릴리는 이 튼튼한 그의 품에 기대어 있었고 마음은 이유 없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안정되었다.

이에 그녀는 아예 두 손을 신하균의 목덜미에 감아 몸부림조차 치지 않고 수다 모드를 열었다.

“저 무거워요?”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

릴리는 그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럭저럭 괜찮다는 건 또 무슨 뜻이에요? 제가 무겁다고 생각하세요?”

그러자 신하균은 그녀를 힐끔 내려다보더니 여전히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럭저럭 무겁지 않아요.”

“아니죠. 가벼우면 가벼운 거지 그럭저럭 괜찮다는 건 분명 무거운데 예의상 하는 말이잖아요. 이봐요, 저 겨우 45킬로예요. 힘이 좀 약한 거 아니에요? 어떻게 45킬로도 무겁다고 할 수 있지...”

곧이어 차 문이 열리고 릴리는 조금 부드럽지 않게 조수석으로 던져졌다.

그녀는 관성에 따라 몸이 휘청거렸고 몸 전체가 운전석 쪽으로 기울기도 했다.

마음속으로 저주를 퍼부으며 릴리가 힘겹게 손을 뻗어 의자를 받치려 하자 오른팔이 누군가에 의해 잡아당겨 지며 힘껏 그녀를 다시 끌어당겼다.

그렇게 그녀는 통제 불능으로 다시 남자의 단단한 가슴에 부딪히게 되었다.

“뭐 하는 겁니까?”

릴리도 이제는 참을 수 없어 언성을 높였고 남자는 그녀를 훑어보더니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다쳤어요? 어디 불편하진 않아요?”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은 릴리는 대충 둘러댔다.

“네. 괜찮아요.”

신하균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손을 뻗어 그녀를 툭 밀었다.

원래 힘이 빠져 몸이 나른한데 이렇게 몇 번을 이리저리 치이니 머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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