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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9화

릴리가 경박하고 제멋대로라고 말한 것은 신하균이다.

릴리에게 거리 두기를 명령한 것 역시 신하균이다.

‘이제 확실히 거리를 두고 예의를 지키려는데 갑자기 플러팅을 한다고?’

릴리는 신하균을 잠시 쳐다보더니 몸을 약간 앞으로 기울여 운전석에 다가갔다.

“만약, 저도, 하고 싶다고 하면요?”

“...”

아침 엘리베이터에서의 화제가 다시 시작되었다.

릴리는 신하균의 몸이 잠시 굳어짐을 눈치챘다. 신하균은 핸들을 잡은 손을 꽉 조이고는 고개를 돌려 릴리를 흘끗 보았다.

릴리는 피식 웃었다. 그는 거리를 두라고 말할 게 뻔하다.

“언제요? 오늘?”

신하균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오늘이요.”

“그럼 서둘러서 돌아가야겠네요. 오후에 다시 보고하러 가야 해서요.”

상대방은 생각보다 더 차분한 말투로 릴리보다 더 노골적인 말을 했다.

릴리는 계속 도발했다.

“서둘러요? 자기가 기술이 안 좋은 것에 이유를 찾는 건가요?”

신하균은 잠시 침묵했다.

“지금은 12시예요. 저는 오후 2시 30분에 파출소에 가야 해요.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니 점심은 건너뛰죠.”

“...”

릴리는 입을 벌렸지만 결국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릴리가 졌다.

신주리는 자기 오빠를 전혀 모른다. 다른 사람을 좋아하지 않고 재미없기는 무슨. 분명 릴리보다도 뺀질거리는 면이 있다.

릴리의 사부 소안영과도 겨뤄볼 만하다.

릴리는 돌아가는 내내 말이 없었다.

차가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서자 릴리는 먼저 차에서 내려 엘리베이터 입구로 걸음을 옮겼다.

버튼을 누를 때 신하균도 차에서 내려 다가왔다.

평소처럼 거리를 두지 않고 가까이 서 있어 릴리는 그의 기운이 느껴졌다.

익숙하고도 낯선 숨결에 릴리는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 같았다. 잠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얌전한 모습이 평소의 떠들썩한 이미지와 많이 달랐다.

릴리를 내려다보던 신하균은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런 모습도 꽤 귀엽군...’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두 사람은 걸어 들어갔다.

릴리는 14층을 눌렀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데 뒤에 있는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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