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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3화

“아저씨, 안녕하세요.”

릴리는 일어서서 공손히 인사했다.

김재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반응했다.

“어린 따님도 예의가 바르시구나. 외부에서 떠도는 소문은 역시 믿으면 안 되겠네요.”

릴리는 눈썹을 살짝 치켜떴다. 양심을 속이고 이런 말을 한다니 둘이 엄청 친하겠군.

고정남은 어쩔 수 없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냥 방 안을 둘러보며 물었다.

“우신이는 옥이를 데리러 갔어?”

“???”

그녀가 방금 돌아와서 마당에 주차했을 때 비로소 고우신의 핸드폰이 차에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럼, 그가 돌아오기가 좀 어려워질 텐데.

김옥을 데리러 온다는 것은 더 불가능하겠지...

“아니에요. 오빠가 저를 아껴줘 저한테 줄 선물 사러 갔어요.”

릴리는 빙그레 웃으며 아무 생각 없이 말을 툭툭 내뱉었다.

고정남은 어리둥절해하며 분명히 이 말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물?”

릴리는 눈을 깜박이며 답했다.

“네. 저도 그가 왜 이렇게 격식을 차리는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그냥 비밀스럽게 저보고 먼저 오라고 했어요.”

고우신은 지금 신나게 착한 오빠 역할을 연기하고 있으니, 그녀를 까발릴 리가 없겠다.

그리고 이 이유는 매우 믿을 만하니 고정남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역시 왜 그렇게 격식을 차리는지 모른다고 해도 부녀 마음속으로는 모두 잘 알고 있었다.

고정남은 화제를 돌려 집사를 불러서 차를 준비시켜 김옥을 데리러 오라고 했다.

김재민은 딸이 홀대받아서 분명히 달갑지 않은 표정이었지만 너그러움을 잃지 않았다.

“괜찮아요. 여자애들은 워낙 외출 준비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우신이 마중 나가도 시간이 지체될 테니까 그냥 우리 집에서 기사를 배정할 거예요.”

그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렸다.

우신이는 분명 가고 싶지만 뭔가 중요한 일이 생겨서 지체된 모양이라고 고정남이 웃는 얼굴로 다시 설명해 주었다.

설명을 마치자 또 욱이는 오빠와 같이 오니까 마중할 필요도 없겠다고 말머리를 다시 돌려서 말했다.

싱글 남녀들은 모두 자기 가족이 먼저라...

릴리는 고정남의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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