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미처 입을 떼기 전에 그는 뭔가 생각이 났다.“아니, 제가 여자 파트너 많은 거 어떻게 알았어요?”릴리는 물컵을 내려놓으며 시선이 그의 얼굴을 향해 떨어졌다.“당신은 얼굴색이 어둡고 눈이 침침하고 말투도 가벼워요. 정신이 산만하고 발걸음도 힘없어요. 어젯밤까지, 아니, 방금까지도 여자 침대에 있었던 게 분명해요...”아까 김재민한테 대답한 그 말이 아마 농담이 아니었고 오기 전에 진짜 여자 침대에 있었던 것 같다.‘원래 남의 일에 관심 없었는데 입이 싸서 자신에게 일을 초래했네.’‘지금 가십거리 좀 알아보려고 하다가 여자아이한테 조롱을 당하다니.’그는 표정이 어색해지고 가볍게 기침했다.“이것들은 모두 중요하지 않아요. 릴리 씨는 좀 똑똑하지만, 아직 가장 중요한 것을 추측하지 못했어요.”릴리도 남의 일에 관심 없고 그저 그의 말을 따라 물었다.“자세히 말해봐요. 중요한 것이 무엇인데요?”“고성그룹 파산 직전이라는 소문을 알고 계시죠?”“네. 그 소문 제가 퍼뜨리게 했는데요.”“...”김찬욱은 그녀를 향해 다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말했다.“이럴 때 고성그룹과 대헌그룹이 혼인하는 것은 도리어 불리한 일이에요. 김재민은 장사꾼이라 이렇게 흔쾌히 승낙할 리가 없어요.”릴리는 안 좋은 예감이 들어 더 캐물었다.“그래서요?”“우선 전에 다른 이유도 있고 고정남이 지금 의사 결정권도 없기 때문에 김재민은 더욱 이 혼사에 만족하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고정남이 가격을 올렸죠.”“...”릴리의 작은 얼굴이 차갑게 굳어지고 고개를 돌려 저쪽의 무뚝뚝한 남자를 다시 한번 쳐다보았다.마침, 그 사람도 그녀를 보고 있다가 시선이 마주치자, 그는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였다.김찬욱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며 그녀가 대충 짐작했다는 것을 눈치챘다.“이 사람은 둘째 삼촌의 아들인데 지적 발달장애인이에요. 둘째 삼촌은 자기 아들이 희망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아예 단호한 태도로 김재민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그의 지휘만을 따르는 거예요.”지
“그애가 좋아하는 사람은 신하균이야! 너 어릴 때부터 줄곧 그들 몇 명의 뒤를 따라다녔잖아. 근데 이제 그 사람 여자 친구를 뺏으려고? 뒤지고 싶냐?”고우신은 어쩔 수 없이 신하균 얘기를 꺼냈다.그는 김찬욱의 인품을 알고 있다. 지금 그냥 단순하게 릴리가 이 인간쓰레기에 속지 않기를 바라는 것뿐이었다.그러나 릴리는 이 말을 듣자,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잠깐, 큰오빠, 소식이 좀 늦었죠? 저는 이제 신하균을 좋아하지 않아요.”고우신은 잠시 얼굴에 분노가 가득하다가 고개를 돌려 릴리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동생아, 그냥 오빠라고 불러.”‘큰오빠’라고 부르기에 아무래도 친밀감이 떨어진다.“...”“???”김찬욱은 두 사람을 이리저리 훑어보았다.‘고우신이 이 친동생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어?’‘납치해서 데려오더니 정이라도 생긴 걸까?’릴리도 어이가 없어 한숨을 내쉬며 무슨 말을 하려는데 고우신에 끌려갔다.“이 사람한테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 마! 썩 좋은 사람 아니야!”그는 목소리를 낮추면서 그녀의 귀에 대고 다급하게 주의를 주었다. 릴리는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열려는 참에 고주영이 김찬욱 옆에 가서 인사치레하면서 친절하게 뭔가를 이야기하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약간 눈살을 찌푸리고 고주영과 고우신을 바라보며 잠시 의심이 들었다.설마 두 남매도 고정남의 계획에 동참한 것이 아닐까?고우신은 그녀가 아직 막연하고 애틋하게 김찬욱 쪽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고 재빨리 그녀의 시선을 가리며 김찬욱의 각종 연애사를 들려주었다.한바탕 쓴소리를 했지만, 릴리는 전혀 듣는 데 관심이 없고 그저 초조하게 그의 말을 끊었다.“우신 씨, 뒤에서 남의 장단점을 논하는 것은 품위를 잃는 일 아닌가요?”고우신은 이를 믿을 수 없다.“네가 그 사람을 옹호해? 어떻게 이럴 수가! 솔직히 말해봐. 너 정말 그 사람이 마음에 드는 거야?”비록 그도 이 여동생의 ‘연애사’를 들은 적이 있지만 그래도 자기 사람이 손해를 볼 까 봐 걱정되었다.그는 여전
이 결론은 그녀의 예측과 일치했다.방금 화면에서 나가자, 신하균에게서 온 읽지 않은 메시지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가 메시지를 보내기 훨씬 전의 것이었다...신하균의 메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집에 도착했어요? 나중에 데리러 갈가요?”릴리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거절하지 않고 단 한 글자로 답장을 보냈다. “좋아요.”전송을 클릭하자마자 멀지 않은 곳에서 갑작스러운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아!”김옥이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샴페인 탑을 엎어버렸다. 레드와인이 드레스에 쏟아져 민망하고 난처한 상황이었다.평소 무던한 성격인 대헌 그룹 김재운은 이때 빠르게 반응했다. 재빨리 외투를 벗어 그녀의 어깨에 덮어주어 철저히 가렸다.“고주영, 김옥을 데리고 가서 옷 좀 갈아입혀.” 고정남이 지시했다.고주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났다. “알았어요.”고주영과 김재운이 사람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릴리는 눈썹을 약간 치켜올리며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다.이렇게 좋은 기회에 왜 고주영을 보냈을까?그녀가 가는 게 맞지 않나?김찬욱도 이해가 안 되는 것 같았고 릴리가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것 같아 걱정하며 조용히 다가와 속삭였다...“목표가 바뀐 건가요?”“당신이 보기엔 그럴 가능성이 큰가요?” 릴리가 물었다.김찬욱은 고개를 저었다. “크지 않아요, 없다고 볼 수 있어요.”릴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막 구운 스테이크 한 조각을 들었다. 상황에 맞서기 위해서는 우선 배를 채우는 것이 중요했다.연회는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갔고 사람들은 다시 대화를 나누며 방금의 소란은 없는 일처럼 행동했다.그러나 릴리는 계속 상황을 주시했다.스테이크 한 조각을 다 먹어갈 즈음에도 김옥은 나오지 않았다.멀리서 고우신이 휴대폰을 한 번 보더니 눈썹을 찌푸렸고 릴리를 한 번 보고 망설이며 다가왔다.“고주영의 옷이 김옥에게 맞지 않아서 네 드레스를 빌리고 싶어해.”릴리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부드럽게 말했다. “괜찮아요, 그녀가 마음에 드는
그녀는 일어서서 몸을 약간 비틀거리더니 갑자기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머리가 어지러웠다.눈썹이 무의식적으로 찌푸려졌고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의아해했다.김찬욱이 그녀에게 주의를 준 후 그녀는 아무 음식도 함부로 먹지 않았다. 이 스테이크도 요리사가 굽는 것을 지켜보며 먹었다.그녀는 시선을 요리사 쪽으로 돌렸다. 상대방도 그녀를 몰래 보고 있었다.그녀의 시선을 감지한 요리사는 급히 고개를 숙였다.릴리는 고개를 숙이고 웃었으며 여기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통속이였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느껴졌다.그들은 정말 그녀에게 이렇게까지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구나......“왜 그래?”고우신은 그녀가 서서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무심코 물었다.릴리는 그를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평온한 얼굴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아무 일도 아니예요. 오늘 밤 술을 마셔서 운전할 수 없을 것 같아요.”고우신은 개의치 않았다. “너는 애초에 차를 몰고 오지 않았잖아! 내가 데려다줄게, 아니면 여기서 쉬어도 돼!”릴리는 한숨을 쉬며 집 안으로 걸음을 옮겼고 고우신은 무심코 따라가려고 했다.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며 그를 바라보았다.“왜 따라오는 거예요?”그 눈빛은 너무 차가워서 고우신은 떨며 무의식적으로 변명했다. “내, 내가 네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걱정돼서 그래.”릴리는 냉담하게 말했다. “당신들이 이렇게 잘 준비했는데 뭐가 걱정되는 거죠.”고우신은 더 할 말이 없었다.“......”그는 제자리에 서서 그녀가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무슨 준비?그녀가 정말 술에 취한 건가?술을 그렇게 못 마시나?한편, 고정남은 계속 이쪽 상황을 지켜보며 그녀가 안정된 걸음으로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의 시선은 요리사에게 향했고 요리사는 일을 끝냈다는 신호로 고개를 끄덕였다.고정남은 다시 그 뒷모습을 보며 의문을 가득 안고 있었다.몇 초간 생각한 후, 그는 막 집 안으로 들어가려던 고우신을 불러 세우
고주영의 눈빛 속에는 몇 가닥의 어두운 빛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하지만 고개를 들어보니 그녀가 마지막 계단에 서서 그녀와 눈을 맞추고 있었다.그 차분한 검은 눈동자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지만 그녀의 모든 생각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갑자기 머리를 저으며 그녀는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웃기다고 느껴졌다. 그녀가 앞장서서 말했다. “김옥은 내 방에 있어, 네가 문을 열어서 드레스만 나에게 주면 돼.”“알겠어요.” 릴리는 그녀를 따라 걸어갔다.복도가 길었고 릴리의 방은 가장 안쪽에 있었고 넓은 환경은 특히나 조용해 보였다.릴리가 너무 협조적이고 조용했기 때문에 고주영은 왠지 모르게 불안감을 느끼며 대충 대화를 시작했다.“네가 강유리와 자매처럼 지내고 있다고 들었어?”“맞아요.”“정말 유감이네.”“......”릴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주영은 문 앞에서 멈추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며 눈 속에는 약간의 거만함이 섞인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뭐가 유감스러운지 궁금하지 않아?”릴리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당신이 그녀와 사이가 좋지 않으니 우리는 절대 좋은 자매가 될 수 없어요.”고주영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네가 아주 현실적으로 자각하고 있네.”릴리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당신이 자각하지 못하는 건 언니가 없더라도 나는 당신 같은 사람과 좋게 지내게 될 수 없다는 거예요.”고주영은 잠시 멈추었고 눈 속에는 몇 가닥의 차가운 기운이 스쳐 지나가며 등골이 오싹해졌다.릴리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배우는 역시 배우였다. 그 기간 동안 그렇게 잘 숨기고 그녀에게 아무런 악의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그녀는 먼저 고주영을 싫어하게 된 것이 미안할 정도였다......“문을 열어.”고주영은 그 이야기를 더 이상 하지 않고 턱을 살짝 들어 문을 열라고 지시했다.릴리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문 앞에 서서 손가락을 비밀번호 도어락에 올렸다.고주영은 아주 자연스럽게 반걸음 뒤로 물러났
그의 머릿속에는 아까 릴리가 비틀거리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오늘 밤 그의 시선은 대부분 그녀에게 있었는데 그녀가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어떻게 취한 걸까?게다가 아까 그 아이의 태도 변화도 아주 이상했고 갑자기 혐오하는 표정이 얼굴에 가득했다. 그리고 그녀가 나중에 한 말--당신들이 이렇게 잘 준비해놨는데 뭘 걱정해?알 수 없는 불안감이 그의 마음을 가득 채웠으며 그는 빠르게 별장으로 달려가 위층으로 향했다.고정남은 그를 막지 않았지만 갑자기 말했다. “이 아이들이 다 어디 간 거야? 정말 말도 안 돼! 왕씨 아주머니, 가서 빨리 좀 보세요.”“김옥이 너무 까다로워서 여러분께 폐를 끼쳤네요. 제가 직접 가서 볼게요.” 김 사모님은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고정남은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 있던 부인에게 지시했다. “넷째 사모님이 김 사모님과 함께 가서 보세요.”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알겠습니다.”두 여자는 웃으며 위층으로 올라갔다. 김 사모님은 내내 무표정하게 웃으며 자기 딸이 자신이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말도 안 되게 굴었다고 했다.고성그룹 넷째 사모님은 협조적하며 여자아이들은 그렇게 귀하게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나 이것은 모두 형식적인 대화였고 두 사람은 이 후 직면할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고우신은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발걸음을 더욱 빨리 했다.그는 재빠르게 위층으로 달려가 복도 끝방을 향했다.그러나 몇 걸음 걷자 옆방의 문이 열리면서 그를 안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느껴졌다.문은 다시 닫히고 고우신은 문판에 기대어 억눌린 소리를 냈다.두 눈이 마주쳤다.한 사람은 당황하고 혼란스러웠고 한 사람은 차가운 경고를 보냈다.고우신은 몇 초 동안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아차리고 눈에 가득 찼던 초조와 혼란이 걱정으로 바뀌며 그녀를 살펴보았다. “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괜찮아요?”릴리는 조금 힘들게 움직였지만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고우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
곧바로, 고우신은 침실 소파에 앉아 멀리 벽에 기대 서 있는 여자아이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손을 들어 또 자신에게 물을 한 잔 따라 고개를 들고 우아하게 마셨다.들어온 이후 몇 분 동안 그녀는 이미 여러 잔의 물을 들이켰다.얼굴에 약간의 걱정이 스쳤다. “너 왜 그래?”릴리는 차가운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수작 부리지 마요, 내가 서 있는 한 당신들에게 틈을 주지 않겠어요. 고정남은 날 너무 과소평가했어요, 그 사람한테 내가 쉽지 않다고 말하지 않았어요?”이 정도 양의 약으로는 그녀를 쓰러뜨릴 수 없었다.설령 쓰러진다고 해도 오늘 그녀가 억울하게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면 결코 결혼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물론, 고정남이 정말 그런 효과를 원했을 수도 있다. 그녀가 자신의 존엄을 서서히 잃어가는 것을 지켜보게 하면서 반항할 힘도 없게 만들려는 거다.그런 후에야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 베풀며 그녀가 감사하게 만들려는...“난 이 일에 대해 전혀 몰라! 지금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어! 날 좀 믿어줘, 나를 항상 적으로 생각하지 말아줘!” 고우신은 거의 멘탈이 붕게될 듯 한 목소리로 말했다.그의 멘탈붕괴는 릴리의 의심뿐만 아니라 그녀가 정확히 지적한 점 때문이었다.고정남은 그에게 릴리의 실제 능력을 물어보았다.그리고 그때서야 그는 이상한 점을 알아차렸다.릴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그를 조롱하지 않고 동의했다. “네, 당신이 이 일에 대해 모르는 것은 믿어요.”고우신의 눈이 밝아졌다. “날 믿어?”릴리는 눈을 들어 그를 보며 말했다. “비밀번호를 시도해봤어요, 정말 틀렸어요.”고우신은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시험적으로 추측했다.“그들이 네 침실 비밀번호를 바꾼 거야?”릴리가 말했다. “그것뿐만 아니라 그들은 나에게 남자를 보냈어요.”고우신은 눈을 크게 떴다.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들이 빠르게 스쳤다.믿기 힘들지만 피할 수 없는 결론에 내렸다.“그 남자, 김재운이야?”“그래요.”“그럼 너는
릴리가 그를 놓아주자 고우신은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벽에 기대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는 간신히 팔을 들어 목을 만졌다. 확실히 피가 났지만 많지는 않았다. 이 정도로는 과다 출혈로 힘이 빠질 수 없었다.“너, 뭘 한 거야?” 그는 약한 목소리로 물었다.릴리는 벽에 기대며 말했다. “당신을 좀 진정하게 한 것뿐이에요. 하이라이트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왜 그 난장판에 끼어들려고 해요?”고우신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사실 당신을 죽이는 것도 어렵지 않아요. 단지 우리 아버지에게 약간의 번거로움을 줄 뿐이에요. 게다가 그때는 고성그룹도 지킬 수 없을 테고 난 아직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요.”“너!”“그래요, 당신 왜 고정남이 고성그룹을 내 손에 맡겼는지 알아요? 협박이 아니라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예요.” 릴리는 그에게 다가가 귀에 대고 몇 마디를 속삭였다.고우신은 얼굴이 창백해지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럴 리가 없어...”“왜 불가능하죠? 이제 고성그룹의 미래는 내 손에 달려있고 당신 목숨도 내 손에 달려있어요. 감정 따위는 나에게 아무런 가치가 없어요.”그 마지막 말이 고우신의 마음을 완전히 찔렀다. 그는 상처받은 얼굴로 릴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정말 내가 그렇게 미워? 나에게 한 번의 기회도 주지 않는 거야?”릴리는 웃으며 말했다. “기회를 줬어요. 하지만 당신 본질이 진짜로 가증스럽다는 걸 알았어요. 당신은 약자에게만 동정심을 보여요.”성신영이 인정받지 못할 때 그는 성신영의 편에 섰다. 성신영이 그녀를 납치했을 때, 그는 주저 없이 그녀 앞을 막아섰다. 지금 고주영이 그녀를 계략에 빠뜨렸고 그는 고주영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를 구하러 가려고 한다. 간단히 말해, 그는 약자의 편을 든다. 그는 연민의 정이 너무 많다.문 밖의 발소리가 점점 더 잦아들고 소란스러워졌다. 문 너머에서 고정남의 위엄 있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문을 부수라고 명령하는 것 같았다.이제 드디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