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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2화

릴리가 그를 놓아주자 고우신은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벽에 기대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는 간신히 팔을 들어 목을 만졌다.

확실히 피가 났지만 많지는 않았다.

이 정도로는 과다 출혈로 힘이 빠질 수 없었다.

“너, 뭘 한 거야?”

그는 약한 목소리로 물었다.

릴리는 벽에 기대며 말했다.

“당신을 좀 진정하게 한 것뿐이에요. 하이라이트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왜 그 난장판에 끼어들려고 해요?”

고우신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사실 당신을 죽이는 것도 어렵지 않아요. 단지 우리 아버지에게 약간의 번거로움을 줄 뿐이에요. 게다가 그때는 고성그룹도 지킬 수 없을 테고 난 아직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요.”

“너!”

“그래요, 당신 왜 고정남이 고성그룹을 내 손에 맡겼는지 알아요? 협박이 아니라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예요.”

릴리는 그에게 다가가 귀에 대고 몇 마디를 속삭였다.

고우신은 얼굴이 창백해지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럴 리가 없어...”

“왜 불가능하죠? 이제 고성그룹의 미래는 내 손에 달려있고 당신 목숨도 내 손에 달려있어요. 감정 따위는 나에게 아무런 가치가 없어요.”

그 마지막 말이 고우신의 마음을 완전히 찔렀다.

그는 상처받은 얼굴로 릴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정말 내가 그렇게 미워? 나에게 한 번의 기회도 주지 않는 거야?”

릴리는 웃으며 말했다.

“기회를 줬어요. 하지만 당신 본질이 진짜로 가증스럽다는 걸 알았어요. 당신은 약자에게만 동정심을 보여요.”

성신영이 인정받지 못할 때 그는 성신영의 편에 섰다.

성신영이 그녀를 납치했을 때, 그는 주저 없이 그녀 앞을 막아섰다.

지금 고주영이 그녀를 계략에 빠뜨렸고 그는 고주영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를 구하러 가려고 한다.

간단히 말해, 그는 약자의 편을 든다.

그는 연민의 정이 너무 많다.

문 밖의 발소리가 점점 더 잦아들고 소란스러워졌다. 문 너머에서 고정남의 위엄 있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문을 부수라고 명령하는 것 같았다.

이제 드디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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