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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0화

릴리는 엘리베이터 맨 안쪽 구석에 기대어 멍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어색함과 긴장감이 눈에 훤히 보였다.

신하균은 미소를 지으며 조곤조곤 말했다.

“그렇게 경계할 필요 없어요. 저는 릴리 씨가 저한테 했던 대로 하고 있는 것뿐이에요. 이런 방식을 좋아할 줄 알았는데.”

“!!!”

릴리는 당황스러웠다.

‘오늘 도대체 무슨 자극을 받은 거야? 무서워!’

신주리의 말이 징크스처럼 릴리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오빠가 잘 생각하지도 않고 너한테 피드백을 줄까 봐 걱정돼.”

“저는 다른 사람을 좋아해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라요. 제가 참고할 사례는 당신뿐이에요.”

“...”

릴리는 재빨리 그가 엘리베이터 문을 막은 손을 밀치고 닫기 버튼을 클릭했다.

문이 천천히 닫히고 릴리는 벽에 기대어 심호흡을 했다.

한참 돼서야 엘리베이터가 다시 멈추었다.

릴리는 엘리베이터에서 나와서야 비로소 반응했다.

“지금 나를 좋아한다는 뜻인 건가?”

릴리는 문 앞에 몇 초 멈춰 서 있더니 머리를 저었다.

신하균은 잘 못 참고 했다. 릴리는 누군가를 좋아하면 먼저 고백부터 한다! 이렇게 애매모호하게 말하지 않는다.

주리언니 말이 맞다. 신하균은 어른들의 재촉 때문에 순진한 릴리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이성적으로는 당연히 이게 맞다.

하지만 신하균의 말은 위력이 강했다.

릴리는 오후 내내 정신이 딴 데 팔려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일을 하기가 어려웠다.

저녁 시간이 다 되어가자 릴리는 전화 한 통에 억지로 마음을 다잡았다.

전화를 받자마자 불평이 들려왔다.

“저녁에 집에 와서 밥 먹기로 했잖아. 왜 내 문자에 답장하지 않고 구체적인 주소도 알려주지 않는 거야?”

“...”

릴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뭔가를 잊어버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저녁 약속을 잊은 거였군.

“방금 할 일이 좀 있어서 문자를 못 봤어요. 미안해요.”

릴리는 사과했다.

고우신도 평소처럼 몰아붙이지 않고 릴리의 설명을 듣고 나서 말했다.

“괜찮아. 그럼 지금 내려와. 문 앞에 있어.”

릴리는 헛웃음을 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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