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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4화

릴리는 어깨를 으쓱하고 물었다.

“필요 없으신데 왜 언니한테 화를 내세요?”

“...”

“입은 말하라고 있는거예요. 소통하시라고요. 언니와 형부가 가능한 빨리 가길 원하시면 말하면 되잖아요. 말하지 않으면 그들이 어떻게 알겠어요? 혼자서 화만 내시면 무슨 소용이 있나요.”

“육시준 그놈은 알고 있어! 그는 일부러 나를 화나게 하는 거라고!”

바론은 울분을 터뜨렸고 결국 자신이 화가 났다는 것을 인정했다.

릴리는 끝까지 당돌하게 말했다.

“그럴 만합니다! 요 며칠 언니가 아버지를 신경 쓰던가요? 아버지가 처음 이곳에 도착한 날 점심시간에 상냥하게 대꾸 한 번 했을 뿐이죠.”

“...”

정말이다.

그 후 그들은 말만 하면 다퉜다.

릴리와 강미연이 없자 그들은 점점 더 사이가 나빠졌다.

‘게다가 육시준 그 녀석은 불 난 집에 부채질이나 하고!’

‘아오, 열받아!’

“그때 언니가 왜 상냥한 표정을 지었는지 아십니까? 아버지가 태도가 단정하게 사과하고 반성하고 고치겠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릴리는 계속 말했다.

바론은 눈썹을 찡그렸다.

“사과도 하고 잘해주기까지 했는데 그럼 된 것 아니냐?”

“무슨 소리세요? 사과하면 반드시 용서받는다고 누가 말했어요? 정말 변화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잘해 줘도 소용이 없죠.”

이 말은 귀에 익는다. 강미연도 여러 번 그에게 주의를 주었다.

너무 독단적으로 굴지 말고 항상 강유리와 맞서지 말라고.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잘해줘도 유리는 고마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눈빛이 부자연스러워졌다. 바론은 갑자기 알 것 같았다. 육시준이 왜 그에게 말대꾸를 했는지.

릴리와 같이 그가 속마음을 말할 수 있도록 자극하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면 아까처럼 말이다.

속으로는 깨달음을 얻었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릴리에게 되물었다.

“어린애가 뭘 안다고 날 가르치려 드는 거야?”

“...”

릴리는 바론의 표정을 보고 그가 이해했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저 억지를 부리는 것 뿐이다. 릴리는 그와 쓸데없는 말을 하기 귀찮아서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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