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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0화

릴리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재빨리 그를 엘리베이터 밖으로 밀어냈다.

“그냥 물어본 거예요. 대답하지 않아도 돼요.”

그런 다음 릴리는 미친 듯이 ‘문 닫기’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 문은 그녀가 서두른다고 해서 속도가 빨라지지 않았다.

마침, 문 닫기 전에 그녀는 신하균의 또렷한 대답을 들었다.

“릴리 씨.”

“...”

손가락이 버튼 위에 멈췄다.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릴리는 혼자 엘리베이터 안에 서서 문을 바라보며 자랑스럽게 웃었다.

봐봐, 그녀 자신이 가장 이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김솔 그 계집애는 몇 년 더 꾸민다고 해도 그녀를 따라잡지 못하겠지. 헤헤헤...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문제는 그만 생각하고 번거로운 문제는 일단 접어두는 것이 릴리가 줄곧 유지해 온 이념이다.

그래서 신하균의 변화가 그녀를 잠시 혼란스럽게 만들었을지 모르지만, 그녀는 고민하지 않았다.

앞으로 대범하게 지내면서 차갑지도 않고 들이대지도 않고 예전 습관을 고치고 툭하면 애매한 화제를 불러일으키지 말고 점잖게 말하면 된다.

토요일 오전.

간만에 쉬는 날 릴리는 강유리의 전화에 잠이 깬 다음에 계속 눈을 붙이려는데 또 초인종이 울렸다.

릴리는 벌떡 일어나 앉아 초인종 소리를 꾹 참고 귀찮은 얼굴로 문 앞으로 걸어갔다.

“그만 눌러. 그만 눌러! 누구야. 이른 아침에!”

“...”

문을 확 열자 요즘 낯익고 아주 멋진 얼굴이 나타났다.

남자는 제복을 입고 있어 터프하고 멋있는 모습이 방금 그녀의 분노를 소리 없이 잠재우게 했다.

하여튼 진짜 잘 생겼다...

릴리가 그를 훑어볼 때 그도 릴리를 훑어보고 있었다.

릴리는 검은색 슬립이 헐렁헐렁하게 걸쳐져 있고 방금 일어나 긴 머리가 어깨에 헝클어져 있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가느다란 목덜미와 쇄골이 보였다.

그녀는 맨발에 날씬한 몸매가 드러나는 검은색 치마를 입고 있어 가느다란 팔로 문설주를 짚은 채 비스듬히 문에 기대어 있었다.

항상 활력이 넘치던 작은 얼굴에 나른함과 여성스러움이 더해졌고 눈동자는 매혹스럽게 그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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