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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1화

릴리는 입을 삐죽거리고 고개를 돌리며 갑자기 얼어붙었다.

엘리베이터 반대편 문 건너편 옆쪽 복도에서 남자는 팔짱을 낀 채 느긋하게 벽에 기대어 그녀의 작은 몸짓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릴리는 어설프게 눈을 피하며 천천히 몸을 곧게 세워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아직 안 가셨어요?”

“실망 많이 하셨나요?”

남자는 검은 눈으로 그녀를 흘겨보았다.

릴리는 머리를 긁적이며 태연하게 답했다.

“괜찮아요.”

신하균은 그녀의 심술궂은 모습을 보고 더 이상 놀리지 않고 손목을 들어 올려 보며 말했다.

“세수하고 옷 갈아입는데 10분이면 충분해요?”

“당연히 부족하죠. 10분이면 되는 여자를 본 적이 있어요? 화장도 해야 하는데요.”

“늦겠네요.”

“걱정 마세요. 제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으니, 아버지께서도 안 가실 거예요.”

“...”

가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거는 바론 공작은 오늘 공식적인 일이 있어서 지체할 수 없다.

그는 몇 초 동안 그녀를 쳐다보더니 어쩔 수 없이 낮은 목소리로 참을성 있게 설명했다.

“릴리 씨는 작별 인사를 하지만 저는 당번이에요. 말 잘 듣고 가는 길에 화장해도 괜찮을까요?”

“...”

그녀는 몇 초 동안 침묵했다가 다시 쾅 하고 차갑게 문을 닫았다.

방에서 여자아이는 문에 기대어 얇은 눈썹이 찌푸려졌고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말 잘 들어요?”

“왜 그의 말을 들어야 하죠?”

릴리는 손을 들어 뜨거워지는 얼굴을 만지작거리며 곧장 옷방으로 향했다.

그렇게 차려입고 그런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하는 것이 정말 반칙이었다.

10분 후.

방문이 다시 열리더니 여자아이는 하얀 원피스로 갈아입고 검은 구두를 신었다. 머리 꼭대기에서 올림머리를 묶고 날씬하고 하얀 목을 드러냈다.

민낯이지만 젊고 아름다우며 마치 캠퍼스를 떠난 대학생인 것 같았다.

엊그제 직업 분장을 하고 어른인 척하는 것과는 달리 완전히 극과 극이었다.

신하균의 시선은 그녀에게 향해 몇 초 동안 반응을 보이지 않아서 그녀는 그를 일깨워 말했다.

“가시죠. 늦으면 두렵지 않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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