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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5화

샘플이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진정훈은 가장 먼저 진유경을 의심했다. 할머니가 별로 기뻐 보이지는 않았지만 진정훈은 할머니가 그런 조작을 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 아이는 할머니의 친손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밤 할머니가 한 말은 도대체 다 뭐지?’

한 시간 뒤 진정훈은 완도에 도착했다. 윤설은 마침 야식을 만들고 있었다. 그녀의 요리 솜씨는 매우 뛰어났기에 진정훈은 들어서자마자 맛있는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 먹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

진정훈이 도착한 것을 본 윤설은 우아하게 마중을 나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정훈 씨.”

진정훈은 윤설을 진윤이 어떤 방식으로 손에 넣었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그녀를 아주 요염하고 화려한 여자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윤설은 온화한 얼굴을 하고서는 맑은 눈동자에는 아무런 욕망도 담겨 있지 않았다. 진정훈은 윤설을 보자마자 진윤이 왜 윤설과 결혼했는지 이해했다.

‘윤설에게는.’

“오지 말라고 했잖아.”

진정훈이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진윤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제야 진정훈은 정신을 차리고서는 짙은 네이비 잠옷을 입고 아래층으로 내려온 진윤을 발견했다.

윤설은 진윤을 보자마자 눈동자에 진윤만을 담았다.

이 순간 진정훈의 머릿속에는 당시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어머니도 윤설처럼 온화한 여자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버지는 결국.’

오늘 밤 김영희가 했던 말을 생각하니 진정훈은 어머니가 당시 그런 비극을 겪은 것이 할머니의 계획은 아니었는지 의심하게 되었다.

‘여동생이 사라진 것도 그렇고 그때 어머니는 왜 그런 위험한 상황에 부닥쳤던 거지?’

비록 이후에 벌어진 모든 일은 진성택의 라이벌이 벌인 일이라고 밝혀졌지만 이제 진정훈은 그 사실을 전혀 믿을 수 없었다.

이 순간 진정훈은 진윤을 바라보며 그동안 진윤이 진씨 가문을 싫어하던 모습들이 떠올랐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친 순간 진정훈은 뭔가를 말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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