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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4화

진정훈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김영희는 계속 냉혹한 말을 뱉어냈다.

“어디서 누구와 몰래 낳았을 지도 모르는 아이를 너희는 왜 몇 년 동안 보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찾는 거니.”

“그만하세요.”

김영희의 말은 진성택의 신경을 심하게 자극했다. 그는 잔인한 표정을 지으며 김영희를 향해 말했다.

“정훈이 엄마는 이미 죽었어요. 그런데 아직도 그렇게 말씀하셔야겠어요?”

“죽었다고? 그건 그 여자가 벌을 받은 거야. 죽었다고 해서 그 죄가 다 사라져?”

“제가 말했잖아요. 그 아이는 제 딸이에요. 그 아이는 죄가 없다고요.”

진성택은 그 어느 때보다 강경한 태도로 말했다. 그 일은 그가 항상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고통이었다. 매번 그 일을 떠올릴 때마다 그는 스스로 고통스럽게 자책하며 죄책감을 느꼈지만 이를 해소할 곳이 없었다.

진정훈은 온몸에 피가 거꾸로 흐르는 기분으로 진성택을 바라보다가 다시 김영희를 바라보았다.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무언가가 완전히 부서지는 걸 느꼈다.

김영희가 말하기 전에 진성택이 계속 말을 이었다.

“그럼 어머니는 그 아이가 제 딸이 아니라고 확신하셔서 샘플을 바꾸신 거예요?”

이 말이 나오자 진정훈은 더욱 어두운 눈빛으로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그래. 그 아이가 아버지의 딸이 아니라고 확신한다면 왜 샘플을 조작한 거지?’

할머니는 아무 말도 없이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눈빛으로 진성택을 바라보았다.

진성택이 말했다.

“결국 어머니가 정훈이 엄마를 좋아하지 않으셔서 그런 거잖아요. 그동안 어머니가 정훈이 엄마가 낳은 아이들을 얼마나 냉혹하게 대하셨는지 생각해 보세요.”

진정훈은 순간 호흡이 거칠어졌다. 아버지의 말에 그는 마침내 무언가를 깨달았다.

그동안 김영희는 그들에게 항상 냉담한 태도를 보여 왔다. 그들은 할머니가 원래 손녀를 더 소중히 여기는 성격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알고 보니 할머니는 그들의 엄마를 싫어했던 걸까? 그래서 그들까지 좋아하지 않았던 걸까?

진정후은 몇 년 동안 해외에 있으면서 전화로 들은 얘기들과 이번에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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