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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4화

고은영은 무슨 말을 하려는 듯 입술을 움찔거렸지만 이 순간 그녀는 한 글자도 더 꺼낼 수 없었다.

고은지는 붉어진 눈으로 고은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부탁해.”

고은영은 고은지의 차가운 손을 잡는 순간 고은지가 떨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녀 자신도 떨고 있었다.

고은영은 다소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내가 준우 씨한테 얘기할게. 하지만 언니도 적극적으로 치료에 협조해야 해. 언니도 알겠지만 그 남자와 희주는 아무런 감정도 없을 거야.”

고은영은 상대가 듣기 힘들 수도 있는 말을 꺼냈다.

그녀는 최대한 에둘러 얘기하려고 했지만 고은지의 입장에서는 그래도 마음이 아팠다.

고은지는 눈물을 흘리며 절망했다.

“하지만 어찌 됐든 그 사람이 희주의 친아빠야.”

고은지가 죽으면 그 남자가 고희주의 유일한 피가 섞인 가족이었다

고은영이 말했다.

“맞아. 희주의 친아빠지. 하지만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친아빠가 아이를 학대하는지 알아? 아무리 그 남자를 찾는다고 해도 언니가 안심할 수는 없을 거야.”

‘안심?’

지금 이 순간 고은지가 마음속으로 가장 걱정하는 존재가 바로 고희주였다.

사실 고은지는 요즘 자신의 건강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느꼈었다. 적어도 지난 한두 달 동안은 뭔가 이상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었다.

하지만 고은지는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또 고희주의 일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고은지가 이런 몸 상태를 인지했을 때쯤 그녀가 완전히 쓰러질 거라고 누가 예쌍이나 했을까?

“어찌 됐든 그 남자를 먼저 찾아야 해.”

사람이든 귀신이든 고은지는 그 남자가 누군지 꼭 알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만약 좋은 사람이 아니면 고은지는 고희주를 보육원에 보내더라도 친아빠인 그 남자에게 보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사람이라면...’

고은지는 그 남자가 제발 좋은 사람이길 간절히 바랐다.

“알겠어. 언니 뜻대로 할게. 먼저 그 남자를 찾자. 하지만 언니 꼭 치료를 잘 받아야 해.”

고은영은 무슨 말을 할 때마다 치료라는 두 글자를 떠나지 못했다.

고은지는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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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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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순
고은지의 절망앞에서 안따깝고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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