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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5화

이때도 고은지의 손등에는 여전히 주삿바늘이 꽂혀 있었다.

고은지가 무의식적으로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고은영은 깜짝 놀랐다.

“누워 있어. 언니 열이 심하게 났었으니까.”

비록 깨어났지만 고은지는 아직도 온몸이 물에 젖은 솜처럼 무거웠고 힘이 하나도 없었다.

고은지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고희주를 바라보며 말했다.

“희주 많이 놀랐지?”

“미안해 엄마. 너무 걱정돼서 이모한테 전화했어.”

고희주는 힘없이 말했다.

고은지는 고희주를 혼내려는 뜻이 없었지만 고희주가 입을 열자마자 사과하는 것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

고은지는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엄마는 희주를 혼내려는 게 아니야. 희주야 너무 잘했어.”

“봤지? 엄마는 널 혼내지 않을 거라고 했잖아 희주야.”

고희주는 오후 내내 고은지가 자신을 혼낼까 봐 걱정했다.

이런 성격을 보면 조씨 가문에 있을 때 얼마나 얌전하게 지냈는지 알 수 있었다.

진여옥과 조영수는 모두 아들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부장적인 사람들이었다.

고은지는 항상 고희주를 얌전한 아이로 교육했다. 이렇게 얌전한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헤어질 때 여전히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고은지에 대한 원망이 고스란히 고희주에게 향했다.

고은영은 부드러운 손길로 고희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제 두 사람이 항상 함께하고 있으니까 서로를 챙겨줄 수 있겠네.”

고은지는 슬프게 고개를 끄덕였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자란 아이들만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성장했다.

고은지는 고희주가 더욱 가여웠고 죄책감이 들었다.

그녀는 또한 자신을 깊은 실수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그 남자가 너무 미웠다.

간병인은 그녀들에게 먹을 것을 사 왔고 전부 담백한 음식들이었다.

고은영과 고희주는 고은지가 밥을 먹는 것을 바라보며 고은영이 말했다.

“오늘 희주는 내가 란완리조트에 데려가서 재울게. 언니는 푹 쉬어.”

“아니야. 내가 데리고 있을게.”

고은지는 자기도 모르게 대답했다.

아직 고희주는 아픈 상태였기에 고은지는 고희주가 옆에 없으면 안심할 수 없었다.

고은영도 고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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