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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8화

원래대로라면 집에 아이 옷이 없어야 하지만 고은영은 이미 아기 옷을 많이 준비하면서 작은 사이즈든 큰 사이즈든 다 준비해 뒀었다.

혜나는 바로 큼지막한 잠옷을 꺼내 고희주에게 입혔다.

“다 씻었어?”

“네 사모님. 아니면 오늘 밤 제가 희주를 데리고 잘게요.”

혜나가 말했다.

아까 위층으로 올라올 때 배준우는 혜나에게 많은 눈빛을 보냈다. 란완리조트에서 오랫동안 일한 혜나는 무슨 뜻인지 모를 리가 없었다. 배준우가 고은영을 얼마나 소중한 아기처럼 생각하는데 저녁에 안고 자지 않을 수 있을까?

이것이 혜나가 아까 올라오자마자 고희주를 달랬던 이유였다. 다행히 고희주는 아주 순종적으로 혜나의 말을 잘 따랐다.

고은영은 혜나가 희주와 같이 자겠다는 말에 조금 불안해서 무의식적으로 고희주를 바라보며 말했다.

“희주야 이모하고 같이 안 잘 거야?”

고희주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혜나 언니가 동화책을 여러 권 읽어주겠다고 했어.”

고은영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혜나가 이렇게 아이를 잘 달랜다고? 아니 희주가 이렇게 달래기 쉬운 아이였나? 동화책 몇 권 읽어준다고 고새 넘어가? 이 상황을 언니가 알면 얼마나 어이가 없을까?’

“정말 이모하고 안 자도 돼?”

“응 괜찮아. 나 혜나 언니하고 잘 거야.”

어린이들은 언니가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을 좋아했고 특히 좋아하는 언니가 읽어주면 더욱 좋아했다.

고은영은 살짝 떨리는 입꼬리를 하고서는 혜나를 바라보았다.

“괜찮겠어?”

고은영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고희주와 같이 자겠다고 이미 생각하고 있었다.

혜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사모님 무슨 말씀이세요? 이건 제가 해야 할 일인 걸요.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희주 아가씨 잘 챙길게요.”

고은영은 혜나처럼 섬세한 사람이 고희주를 챙긴다면 안심할 수 있었다.

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알겠어.”

그래도 불안한지 절대로 고희주를 혼자 두면 안 된다고 혜나에게 여러 번 당부한 뒤 고은영은 아기를 안고 침실로 돌아갔다.

배준우가 서재에서 나왔다.

고은영이 아기를 안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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