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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5화

배준우는 이어서 말했다.

“우리한테 계약서 같은 건 애초에 없었어.”

그렇다. 두 사람은 애초에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도 않았고 종이로 된 계약서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고은영이 이에 반박하며 말했다.

“그렇든 아니든 그건 결국 당신이 결정하는 거잖아요.”

배준우는 말문이 막혔다. 이건 모두 그가 자초한 일이었다.

그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다시는 이 계집애와 계약서 얘기를 꺼내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이는 후회할 퇴로조차 거의 막혀버린 셈이다.

“내가 잘못했어.”

설명해야 할 모든 것은 설명했고 이제 배인호는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

고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가 잘못을 인정해도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기에 그를 용서하고 싶지 않았다.

그날 배준우는 그녀를 만나주지도 않았고 그를 만날 수 있는 방법조차 없었던 고은영은 절망했었다.

배준우는 그녀의 뒤에 앉아 그녀를 품에 안았다.

“착하지. 그만 슬퍼하자. 그때는 나도 널 생각해서 그런 거였어.”

이 말을 하며 배준우는 한숨을 쉬었다.

그 누구도 그가 병원에서 관련 검사 보고서를 받았을 때 첫 반응이 자기가 없으면 고은영은 이제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일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가 있을 때는 그녀를 난감하게 만드는 사람이 없었지만 그가 사라지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괴롭힐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여전히 씩씩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고은영을 보고 배준우는 계속 달래며 말했다.

“인제 그만 화 풀고 병원에 가서 진료받자. 응?”

어젯밤 돌아오는 길에서 그는 계속 감정적인 고은영을 보고 그녀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몰래 의료팀을 대기시켰다.

밖에서 며칠 동안 도망 다니면서 먹으면 안 좋은 음식까지 잔뜩 먹었으니 배준우는 정말 걱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많이 힘들었는지 차에서 바로 잠들 줄은 몰랐다.

“검사 안 해도 돼요.”

“검사받아야지. 어떻게 검사를 안 받을 수 있어?”

배준우는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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