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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화

거듭되는 장선명의 조롱에 나태웅은 점점 얼굴이 굳어졌다.

"또 할 말 있어? 곧 두 시가 다 돼가. 난 얼른 자고 싶은데."

"네가 이렇게 일찍 자는 사람이라고?"

"앞으로는 우리 약혼녀를 위해서라도 나쁜 습관은 고쳐야지."

더이상 화를 참을 수가 없었던 나태웅은 그의 대답을 무시하고는 문을 박차고 나섰다.

곧바로 차를 타고 도로를 달렸지만,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왕여는 무거워진 그의 안색을 보고는 조심스레 물었다.

"장선명 쪽에서는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했나요?"

왕여는 분명히 나태웅이 갖은 협박으로 장선명을 압박했을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그의 얼굴을 봐서는, 협의가 딱히 순조롭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안지영과 마찬가지로 제멋대로 구는 사람이 또 있었다니, 누가 약혼남 아니랄까 봐.

나태웅이 말한 조건은 장선명을 유혹하기에는 충분하긴 했지만, 그는 그렇게 쉬운 사람은 아니었다.

그렇게 오늘 밤, 나태웅은 아무런 성과도 얻어내지 못했다.

일이 단단히 꼬인 그는 화를 낼 기력도 없어 집에 가는 길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

이튿날, 전에 안지영이 신청했던 휴가는 단지 약혼식 전날의 휴가였기에 오늘 그녀는 하루 더 출근해야 했다.

정식 휴가는 내일부터다.

아침 일찍 회사에 도착한 그녀는 어젯밤에 일찍 잔 덕에 매우 활기차보였다.

그런데, 재수 없게도 엘리베이터에서 잔뜩 화가 난 나태웅을 만나 크게 당황했다.

"대, 대표님? 출장 가신거 아니었어요?"

안지영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어젯밤 왕여가 수십 통의 전화를 걸어왔는데, 그만큼 중요한 업무라면 지금쯤은 당연히 유럽에 있을거라 생각했다.

근데 왜 아직도 여기에 있는거지?

안지영의 물음에 나태웅은 화를 내지도 않고 그녀를 노려보기만 했다.

그 눈빛은 안지영의 눈을 순간 피하게 만들었다.

설마, 내가 또 뭘 잘못한건가?

그리고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 나태현 대표님께서 저의 휴가를 허락해주셨기에 전 정당한 이유로 출장을 거부한겁니다.”

틀린 말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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