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녀의 인상 속의 고은지는 아주 강인한 사람이었기에 그녀가 우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했다.하지만 그녀가 우니 오늘 밤은 큰일이 생긴 게 분명했다.나태웅이 와서 배준우와 함께 서재에 있었고, 고은영이 서재로 들어오는 것을 본 배준우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자는 거 아니었어?”“언니한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서 가봐야 할 것 같아요.”고은영의 말에 배준우는 손목시계를 봤고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그러나 고은영도 이미 늦은 시간이란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말했다.“큰일이 생긴 것 같아요.”“같이 가.”“괜찮아요. 볼일 보세요. 라 집사님에게 기사 불러달라고 해서 가면 돼요.”배준우는 회사에서 종일 회의를 했기 때문에 고은영은 그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녀의 말에 배준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고은영은 몸을 돌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녀가 돌아서자마자 배준우는 라현일에게 내선 전화를 걸어 사람을 몇 명 더 붙이라고 했다.란완리조트의 경호원들은 다 제대한 사람들이기에 실력은 말할 것도 없었다.지금 그와 량천옥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그 여자를 조심해야 했다.……고은영은 고은지의 월세방에 10시가 넘어서야 도착했다.고은지는 잔뜩 헝클어진 머리로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고 젖은 옷도 그대로였다.그녀의 낭패한 모습을 본 고은영은 순간 가슴이 아팠다.“언니..”고은영의 목소리에 그녀는 고은영을 멍하니 쳐다 보았다. 고은영은 몇 발짝 다가오며 말했다.“왜 문을 안 닫고 있어? 너무 위험하잖아!”어쨌든 여기는 임대를 받은 곳이고 다양한 사람들이 이곳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그녀의 말에 고은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고은영의 품에 안겨 울부짖기 시작했다.“왜 그래?”“은영아,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거야? 내 인생이 왜 이렇게 꼬여버린 거지...?”고은지는 고통스러운 듯 말했다!그녀는 일이 이렇게 돼버린 게 믿기지 않았다.고은영은 고은지가 조보은의 그 친자 확인 보고서의 일로 슬퍼하는 줄
고은지는 오늘 있었던 일을 고은영에게 말해줬다.그녀는 조영수가 왜 갑자기 조희주와 친자 검사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보고서의 결과는 진짜였다.그녀도 직접 확인했기에 그 보고서는 조작된 것이 아니다. 게다가 영광스러운 일도 아니었기에 조영수도 조작할 이유가 없었다.때문에 조희주가 조영수의 딸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사실이 되었다.말을 마친 고은지는 고통스러운 듯 고은영의 소매를 당기며 말했다.“은영아, 넌 꼭 나 믿어야 해. 나 정말 아니야!”“응, 언니 믿어.”고은지가 어떤 사람인지는 고은영이 이미 잘 알고 있다.만약 이 일이 어떻게 된 건지 그녀가 알았다면 오늘처럼 이런 반응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고은지가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조희주가 왜 조영수의 딸이 아니란 말인가?조영수의 것이 아니라면 누구의 것이란 말인가? 고은지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그렇다면 문제가 될 수 있는 장소는 하나밖에 없다.“설마... 그때 병원에서 바뀐 거 아니야?”고은지의 순결은 진짜기 때문에 아이가 만약 조영수의 것이 아니라면… 아예 고은지가 낳은 아이가 아닐 수도 있다!문제는 아마도 그때 병원에서 생긴 것 같다.“바, 바뀌었다고?”고은지는 숨이 멎을 듯 고은영을 쳐다봤다.오늘 겪은 일만 해도 그녀에게는 이미 큰 충격이었는데 그녀의 말에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온몸을 벌벌 떨었다.고은영은 무거운 낯빛으로 말했다.“언니가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면 유일하게 설명이 되는 건 희주가 조영수의 딸도 아니고 언니의 딸도 아니란 거야.”“내, 내 딸이 아니라면 내 아이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거지..?”이미 혼란스러웠던 머리는 더욱 어지러워지고 말았다. 고은지는 미칠 것만 같았다!지금 이 순간 그녀의 세계가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고은영은 그녀가 온몸을 벌벌 떠는 것을 보고 안으며 말했다.“서두를 거 없어. 우리 하나하나 처리하자!”“은영아, 내 아이.”“일단 친자 확인부터 하자!”
전에 그녀는 고은지가 그런 엄마를 만난 게 약간 가슴 아프기도 했다.하지만 지금은 그 마음이 전부 분노로 바뀌었고 그녀는 고은지가 조영수를 배신했다고 확신했다.게다가 그 집에서 몇 년 동안 아이를 키워왔는데 말이다. “한 시간 안에 와서 이 사생아 안 데리고 가면 그냥 버려버릴 거야!”“그러지 마세요. 안 돼요!”고은지는 순간 당황했다.조희주가 그래도 그녀의 품 안에서 자란 아이기에 진여옥이 아이를 갖다버리겠다는 말을 듣고는 참을 수가 없었다.그녀는 정말 미칠 것만 같았다. 일이 이 지경이 된 게 정말 믿기지 않았다.“흥, 천한 것!”진여옥은 매섭게 욕설을 퍼붓고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고은지는 온몸을 벌벌 떨며 고은영을 바라봤다.“은영아, 나 대체 왜 이렇게 된 거지…”“언니, 일단 그 얘기는 그만하고 아이부터 데리러 가자.”그녀의 말에 고은영은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어찌 됐든 지금 아무것도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마당에 조희주에게 아무런 일도 일어나서는 안 되었기 때문이다. 조 씨 가문의 사람은 이 몇 년 동안 조보은 때문에 화를 당했기 때문에 정말 모진 짓을 할 수도 있었다.게다가 조 씨 가문에 대한 타격도 커서 그녀들은 뭐라고 비난할 자격이 없었다.일단 모든 것을 명확히 하는 수밖에 없다.“하지만 아이가 나랑 함께하면…”고은지는 말하다 불안한 듯 허름한 월세방을 둘러봤다!원래는 조건이 좀 나아지면 조희주를 데리고 올 생각이었다.하지만 지금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내키지 않아도 일단 아이가 그녀를 따라 고생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은영도 그제야 월세방이 눈에 들었다.전에 고은지에게 그녀의 집에 가서 지내라고 했지만, 그녀는 무슨 말을 해도 싫다고 했다.하지만 지금 이 콘크리트 벽, 콘크리트 바닥!어쨌든 지금 그녀의 상황으로는 더 좋은 집을 구할 수가 없었다.“일단 내 집에서 지내, 여기서 멀지도 않잖아.”고은영의 말에 고은지의 눈시울이 더욱 붉어졌다.“은영아!”“거기서 땅바닥에 자도 여기보다는 나을 거야.
그녀는 고은지와 조희주를 데리고 곧장 자신의 새 아파트로 향했고, 도착하고는 키를 받았다.그녀는 전에 딱 한 번 와 봤었고, 아파트 완공 후 반년 동안 집을 비워두었다고 들었기에 지금은 침대 등 일상용품만 사면 바로 입주할 수 있었다.고은지는 계속 조희주를 안고 있었고, 어린아이가 품에서 떨고 있는 것을 느낀 그녀는 살며시 아이의 등을 톡톡 치면서 위로해 주었다.많이 놀란 어린아이는 고은지 외에 누구의 품에도 안기지 않았다.고은영은 고은지를 보면서 얘기했다: “그 집은 내가 바로 입주할 생각이 없어서 가전제품은 사지 않았어. 내일 침대와 책상을 먼저 사 놓을게.”어찌 되었든, 인테리어가 잘되어 있는 집은 고은지가 현재 살고 있는 방 하나에, 주방이 밖에 있는 월셋방보다 나을 것이다.고은지는 고은영에게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 이 순간 그녀는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대면하게 된 것이다.“고마워, 은영아.”고은영은 머리를 저었다.비록 두 사람은 혈연관계가 아닌 것을 알았지만, 이미 오랜 시간 자매로 지낸 세월도 있고, 어릴 적부터 은지는 진심으로 그녀를 많이 아껴줬었다.적어도 그 마음을 고은영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그녀는 고은지와 함께 아파트로 올라가서 문을 열고 불들 켰는데, 집안의 낯선 모습에 그녀는 어리둥절했다.“여기……” 집을 잘못 찾았나?거실에는 가전제품이 구전해 있었고, 모던한 인테리어에 깔끔한 붙박이장이 모두 설치되어 있는 럭셔리한 집이 되어 있었다. 고은영은 재빨리 집 문을 나와 집 비밀번호를 확인했는데, 자기 집이 정말 확실했다.도둑이 들었나? 나 대신 인테리어도 해주고? 이건 말도 안 되잖아!“은영아 왜 그래?” 고은영 뒤에서 조희주를 안고 따라오던 고은지가 그녀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는 걱정하며 물었다. 고은영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하고 고은지를 보면서 얘기했다.“우리 집을 잘못 찾았나 봐.”“집을 잘못 찾았는데 어떻게 문을 열었어?”“그러니깐…” 고은영은 깜짝 놀랐다.만약 집을 잘못 찾았다면
집사의 전화를 받은 후 고은영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고은지와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다.고은지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많이 놀랐다.“이 집이 진짜 네 집이야?”“응.” 고은영은 머리를 끄덕였다.전에 키를 받으러 올 때까지만 해도 집은 텅 비어있었다.인테리어를 하니 집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했고, 그녀는 자기 집이 이렇게 고급스럽게 꾸며질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집이 크네, 몇 평이야?”고은지가 감탄하며 말했다. “50평이야!”그렇지 않아도 돈이 없었을 때 큰집까지 장만하느라 그녀는 수중에 있는 돈을 모조리 써 버리고말았기에 고은지는 놀라서 고개를 끄덕였고, 고은영이 이렇게 큰 집을 살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조보은이 이 사실을 알게 해서는 안 돼!”조보은 얘기를 하니, 고은지는 순간 두 사람 모두 그녀의 친딸이 아닌 것이 생각났다.하여 더 이상 그녀가 이곳에 와서 행패 부리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조심해야 한다!뻔뻔함으로 따지면 조보은을 따라올 사람은 없을 것이다.새로운 환경 때문에 불안해하던 조희주도 집안 인테리어에 매료된 듯했다.배준우는 블랙과 화이트 조합을 좋아하지만, 인테리어는 고은영의 취향대로 했다.오렌지와 화이트 컬러의 조합으로 된 소파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커튼 역시 밝은 색상으로 맞췄다!“가전제품이 구전하니, 난 걱정을 덜었어.” 고은영은 웃으면서 얘기했다.고은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도 이만 돌아가. 제부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고.”“오늘 내가 같이 있을까?” 고은영은 고은지가 걱정되었다.오늘 많은 일을 겪었기에 그녀는 마음이 차마 놓이지가 않았다.고은지는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아무 일도 없을 거야.”고은영이 자신을 걱정하는 마음을 알기에, 그녀는 고은영의 호의를 마다하고 집으로 보냈다.그녀는 이미 충분히 고은영에게 많은 폐를 끼쳤고, 게다가 오늘 이런 일이 생겼으니, 그녀도 혼자서 조용히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알았어,
한참 동안, 어색함 속에 고요함이 흘렀다.고은영은 작은 얼굴을 배준우의 품에 묻고 감히 그를 바라보지 못했다.배준우는 그녀의 턱을 쥐고 머리를 들어 올렸고, 고은영은 눈을 꼭 감았다.그녀의 작은 얼굴은 이미 빨갛게 물들었다.“간덩이가 부었군, 감히 나를 놀려?” 배준우는 살며시 웃었다.하지만 그의 심오한 웃음에 고은영은 감히 입을 열지 못하였다.“눈 떠!”배준우가 말했다.“전 졸려서 이만 잘래요.”“어떻게 잘 건데?” 배준우의 야유하는 말속에 분명 다른 뜻이 담겨 있었다.“바, 바로 잘 건데요?”“바로 자? 어떻게?” 배준우 웃음 속의 야유는 더욱 깊어졌고, 곧 바로 그녀에게 거칠게 키스했다.순간 숨 막히는 것을 느낀 고은영은 의식적으로 발버둥 쳤다.하지만 그녀가 몸부림칠수록 배준우는 그녀를 더 꽉 품에 안았다.그의 몸은 몹시나 뜨거웠고, 밤새도록 그녀와 뜨겁게 사랑을 나눴다.……란완리조트.고은영은 시종일관 배준우의 극진한 사랑과 보호를 받고 있었지만, 고은지는 천붕지열의 인생을 맛보게 되었다.오늘 많이 놀라서 그런지, 조희주는 고은지 품에서 이미 깊이 잠들었다.자신과 꼭 닮은 작은 얼굴을 보며, 고은지는 조희주가 자신의 아이가 틀림없음을 직감했다. 병원에서 아이가 바뀌었다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은 절대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이 아이는 조영수의 아이가 아닌데, 이건 또 어떻게 된 일이지?고은지는 머리를 쥐어짜도 도무지 그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아이는 이미 5세가 되었고, 5년 전의 일을 그녀가 어찌 다 기억하겠는가?하지만, 그녀에게 다른 남자는 절대로 없었다!천붕지열을 맛본 고은지는 온밤 잠을 이루지 못했고, 다음 날 아침 이른 시간에 고은영이 찾아왔다.그녀는 고은지를 데리고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아침에 그녀가 병원에 가야 한다고 배준우에게 얘기했었고, 배준우는 그녀에게 영문을 물었다.그녀가 유전자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하자, 배준우는 더 이상 묻지 않고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게 사람을 시켜
”……”그렇지 않아도 숨이 막혔던 그녀가 이 결과를 듣자 더욱 숨을 쉴 수가 없었다.그녀의 친딸이다, 친딸이 맞다고 했다!눈물이 그녀 자신도 모르게 왈칵 흘러내렸다. 고은영은 그녀를 안았고, 뭐라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이 순간 검사 결과와 관련하여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난감했다.아이가 고은지의 딸은 맞지만, 조영수의 아이는 아니다. 지금 고은지의 반응을 보니, 그녀 역시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는 눈치이다.고은영은 사람을 잘 위로하지 못하는 성격이고, 지금 이런 상황에서 어떤 말로 그녀를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이건 무슨 상황이지, 왜 이렇게 되었지? 내가 죄인이네!” 고은지는 고통스러워하면서 얘기했다.그녀는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전에 조씨 가문에 있을 때, 조보은 때문에 그녀는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을 만큼 많은 억압을 받았다.조씨 가문 역시 조보은 때문에 그녀를 따뜻하게 대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그녀는 늘 원한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이게 도대체 어찌 된 일이란 말인가? 결국엔 그녀가 조씨 가문에 큰 잘못을 저지른 죄인이 되지 않았는가! “울지마, 그만 울어!”“은영야, 난 진짜로 그 사람에게 미안한 일을 한 적이 없어, 진짜야!”지금 고은지는 미칠 것만 같았다.비록 지금은 조영수와 이혼했지만, 딸에겐 입이 열 개라도 뭐라 할 말이 없게 되었다.그녀 자신도 이것이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고 있으니.고은영: “다시 잘 생각해 보면 뭐가 떠오르지 않을까?”조희주의 친부가 조영수가 아닌 것이 작은 일은 아니니.고은지는 지금 멘탈이 붕괴되었다: “난 몰라, 진짜로 모른다고… 나도 지금 열심히 회상하고 있어.”아무리 애써 회상해도, 아무런 기억도 떠오르지 않았다.이건 정말 큰 일이다!지금 고은영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기에 그저 가만히 고은지 옆을 지켜주었고, 오후 5시가 되어서야 그녀의 정서가 조금 안정되었다.조희주는 잠에서 깼고, 멍하니 방문 앞에 서 있었다.진여옥에게 겁을 먹어서인지, 아이는 정서
고은영은 핸드폰으로 조희주에게 햄버거를 배달 시켜주었다.어린아이는 줄곧 고은지의 품에 몸을 숨겼다.짧은 시간에 그녀는 부모의 이혼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아버지가 친부가 아니라는 사실도 받아들여야 했다.어린아이에게 이보다 더 잔혹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배달 음식이 도착한 후, 조희주는 먼저 닭다리 하나를 고은지에게 건네주었다. “엄마, 드세요.”고은지가 자신을 버릴까 봐 아이는 불안해하고 있었기에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너 많이먹어.”딸의 불안해하는 모습에 고은지는 자신이 죄인처럼 느껴졌다.조영수와 이혼했어도, 만약 조희주가 그의 친딸이었으면, 아이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생활했을 것이다.하지만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이모, 드세요.”고은지 먹지 않자, 아이는 닭다리를 고은영에게 건네주었다.고은영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얘기했다: “이모 안 먹어도 돼, 희주가 많이 먹어.”다들 먹지 않는 것을 본 조희주는 더욱 소심해졌다.고은지는 아이를 품에 안고 앉으면서 닭고기를 건네주었다.“먹어도 돼, 괜찮아.”고은지의 위로 하에 조희주는 그제서야 먹기 시작했고, 작은 입으로 오물오물 조용하게 먹었다.아이의 변화는 아주 컸다. 전에 병으로 아팠을 때도 아이의 활력을 느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이를 보는 사람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저녁 8시가 되어서 고은영은 그린빌에서 나왔다.고은영이 떠나기 전에 고은지가 그녀에게 얘기했다. “제부에게 5년 전의 일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 좀 해도 될까?”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기에, 그녀는 도무지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어찌 되었든 그녀의 기억에는 그런 일은 없었다.지금 조영수가 조희주의 친부가 아니니, 어떻게든 그때의 일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언니는 희주의 친부를 찾고 싶어?”“적어도 어떤 놈이 그런 짓을 했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어……”이 얘기를 하고 고은지는 잠시 하던 얘기를 멈추고 거실에서 티브이를 보고 있는 조희주를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