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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희주가 영수의 딸이 아니면 대체 누구의 딸이란 말인가? 병원의 착각으로 이루어진 해프닝인가? 은지는 어떻게든 머릿속을 정리해 보고자 했지만, 정리를 해보려고 이런저런 생각을 할수록 점점 더 공포에 사로잡힐 뿐이었다.

그녀는 벌벌 떨며 일어난 그때 영수에게 전화가 왔다.

“내일 와서 희주 데리고 가!”

전화기를 쥔 은지의 손이 형편없이 덜덜 떨렸다. 그녀는 손에 힘을 주어 핸드폰을 붙들며, 머릿속으로 무슨 말이든 해 보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그녀로서도 도무지 어떻게 해명해야 좋을지 감도 잡히지 않는 데다가, 영수의 차디찬 태도 앞에서는 당장 한마디 말조차 할 수가 없었다.

당장 그녀 본인도 어떻게 된 일인지조차 모르겠는데, 어찌 해명을 할 수가 있겠느냐!

이미 고된 그녀의 삶이 한 번 더 엉킨 실타래처럼 꼬여버리는 기분이었다.

천둥 번개가 치고 비가 쏟아지는 길을 걸으며, 그녀는 고요히 절망했다.

그녀의 삶이 또다시 깨지고 박살이 나, 결국 시궁창으로 처박히는 기분이었다.

….

저녁,

항준은 준우에게 본가에 들어오되 은영은 데리고 오지 말라고 일러 두었다.

그런데 근래 들어 준우는 바늘 가는데 실 가는 것처럼 어딜 가든 은영을 그림자처럼 붙여 두고 다니는 터라, 어김없이 준우와 함께 등장한 은영을 보고서는 항준도 결국 울화통을 참지 못하고 말았다.

“네가 이런 식으로 나오는데 장항 프로젝트를 끝내고 난 뒤에도 네가 저 여자랑 깨끗하게 끝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 사람이 대체 어디 있겠어!”

“저는 아버지한테 믿어 달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별 시답잖은 소리를 들은 것처럼 준우가 여상하게 대답했다.

자리를 시작한 지 얼마 오래 지나지도 않았는데, 천옥의 얼굴은 반쯤 죽은 것처럼 시들어 있었다. 어지간히 불편한 자리겠지. 그러나 그 와중에 은영을 보는 눈빛은 잡아먹을 듯 형형하니 매섭기 짝이 없었다.

양일도, 배윤도 없이 천옥과 항준만 함께 하는 자리였는데, 준우가 말하는 불량한 말투에 항준은 거의 화가 나서 뒤로 넘어가기 일보 직전이었다.

“천의 프로젝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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