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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서정우 그리고 조보은과 자라면서, 은영이 가장 많이 배운 것은 바로 냉정함이었다.

그 냉정함에 상처받았지만, 이제는 그 것으로 그들을 떨쳐 낼 수 있게 되었다.

지금 보은은 병원에서 익숙지도 않은 궂은일을 하느라 정신줄을 놓을 지경이었다.

이미 일을 한지도 꽤 되었는데 한 마디도 없는 은영 때문에 열이 받아서 머리통이 열리기 일보 직전이지만, 보은은 그 화를 숨기며 은근하게 물었다.

“엄마가 그렇게 밉니?”

“저는 엄마 때문에 하마터면 죽을뻔 했다고요!”

보은이 화를 숨기며 물은 말투보다도 훨씬 더 덤덤하게 은영이 대꾸했다.

물론 겉으로만 포장한 덤덤함이었지만, 그 순간에도 은영은 스스로에게 그녀가 한 짓을 되뇌고 있었다.

“그때는 화가 많이 나서 그랬지. 너는 무슨 그런 일을 아직까지도 마음에 담고 있어? 그때는 그랬어, 그때 자식한테 안 그러는 부모가 어디 있었겠어? 당 씨 아주머니네 생각 안 나니? 그 집 애는 매 맞다가 이까지 빠졌었잖아!”

“아주머니는 바로 애를 데리고 병원에 갔어요. 애가 다치거나 어디 잘못될까 봐! 엄마는 그러지 않았잖아요!”

“나는 네가 그렇게 심하게 다친 줄은 몰랐어.”

“됐어요, 지금 와서 이렇다 저렇다 따져 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저한테 심하게 한 게 한두 번도 아닌데!”

그건 그냥 첫 번째 시작일 뿐이었다.

할머니와 함께 있어도 보은은 은영만 보면 못 잡아먹어 안달이였기에 보은의 그림자도 무서워서 피해 다니던 은영이었다. 어쩌다 같이 있게 되면 온 힘을 다해 보은의 눈치를 보고, 안색을 살피며 행동하며 지냈다.

어느 날에는 아무 이유 없이 옷걸이가 부러지도록 맞기도 했다.

그런 나날들이 아직도 기억 속에 선명한데!

왜 나에게 그렇게 못되게 굴었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풀리지 않던 의문이었다.

그러다 지영과 이야기하다가 문득 떠오른 것이, 설마 진짜 친딸이 아니라서 그러나, 하는 것이었다.

“너는 애가 왜 그렇게 속이 좁고 독하니? 네가 그 모양이니까 은지도 네 덕에 지금 이 모양 이 꼴인 거 아니니?”

결국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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