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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보은이 밀린 병원비가 한두 푼이 아니다 보니, 준호 역시 여기서 일을 하고 있었다.

돈을 다 갚고 나서야 그들은 떠날 수 있다.

요 며칠 내내 보은은 안 그래도 빚을 갚으려고 열심히 일하고 있었는데 심지어 벌금까지 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런 식이면 대체 언제나 병원비를 다 갚을 수 있을지 미지수일 정도였다.

입 하나 간수 못하긴! 준호는 보은과 함께 여기서 고생하는 것은 딱 질색이었다.

“맨날 그놈의 벌금, 벌금! 아주 사람 피를 쫙쫙 말리다 못해 마시라고 하면 되겠네! 지겨워서 원!”

보은이 씹듯이 내뱉었다. 꽤나 악에 받힌 모양새였다.

“그만 주절대고 일이나 해!”

“주절댄다고? 내가 지금 이 모양 이 꼴이 된 게 다 누구 때문인데?”

이제 보은은 제대로 화가 올라온 모양이었다.

예전의 자신이었다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고향 사람들은 전부 도시로 옮겨 와서 날이 갈수록 떵떵거리면서 잘 살고 있는데, 정작 우리는 갈수록 가난해지고 있다니!

“얼른 은지 그 계집애한테 다시 전화나 걸어 봐요!”

보은이 준호를 닦달했다. 서준호는 계부일지언정, 적어도 은지를 학대하지는 않았었다.

보은도 몇 번이고 은지에게 전화를 걸기는 했었지만, 단 한 번도 받지 않는 것을 보자니 꽤 마음을 독하게 먹었구나 싶기는 했다.

은영 쪽은 이미 기대하기도 뭣한 상황이었기에 은근 슬쩍 은지 쪽에 희망을 실어보려는 모양새였다.

“받지도 않는 애한테 뭣하러 전화를 계속해?”

그녀가 전화를 만에 하나 받았다 하더라도, 요즘의 은지라면 절대 코빼기도 비치지 않을 것이 뻔했다.

요 며칠의 은지는 꼭 사람이 변한 것처럼 달라졌으니까.

준호는 사실 은지든, 은영이든, 자신들이 기댈 수 있는 구석은 아무 데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쨌든 걸어요!”

물론 보은은 그런 걸 전혀 신경 쓰지 않았지만.

희망이 있든 없든, 또 혹시 알아? 계속 걸면 조은지 고것도 마음이 약해지겠지!

준호는 또 앞뒤 없이 성을 내는 보은을 보며 투덜댔다.

“이 여편네야, 예전에 걔한테 그렇게 하지만 않았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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