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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조보은의 이런 성화에 그녀도 짜증이 났기에 고은영은 결국 전화번호를 바꿔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그녀는 업무가 바쁜 사람도 아니고, 친구도 많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번호를 바꾸는 건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

전화기를 내려놓자마자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고은영은 끊어버리려 했지만, 번호를 보니 정씨 어르신이였다.

“영감님!”

“점심에 다녀왔다 가!”

수화기 너머에서 정 씨 어르신의 엄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고은영이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무슨 일 있는건가요?”

간단히 밥만 먹으려고 부르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 씨 어르신은 그녀에게 정확히 무슨 일인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내가 기사 보낼 테니까 혼자 와. 그 녀석을 데리고 오지 말고.”

혼자 오라고 하는 걸 보면 분명 그녀와 단독으로 할 얘기가 있는 것 같았다.

“네, 알겠어요.”

고은영은 엉겁결에 침을 삼키고 대답했다.

그러자 정씨 어르신은 바로 전화를 끊었고, 고은영은 검은 전화기 화면을 보며 멍하니 서 있었다.

........

배준우는 오전 내내 바빴다.

중도에 진청아는 직접 과일을 고은영에게 갖다주었다. 배준우가 시킨거라고 했다.

고은영은 과일을 살펴보니, 모두 평소에 그녀가 너무 비싸서 사지 못했던 과일들이었다.

“저, 저 먹으라고요?”

고은영은 다소 놀란 얼굴로 진청아를 쳐다보았다.

방금 진청아가 한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이 과일들을 먹으라고?

설마 배준우 자신이 먹고 싶어서 사 오라고 한 건 아니겠지?

진청아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표님이 많이 사라고 하셔서요. 얼른 좀 드세요.”

과일이 엄청 많았다!

체리와 딸기, 그리고 망고스틴까지 각각 한 상자씩 있었다.

고은영은 침이 흘러나올 것 같았다. 특히 망고스틴은 예전에 안지영에게 그녀에 사주었던 과일이다.

그 한 번만으로 그 새콤달콤한 맛을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안지영은 과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자주 사지는 않았다.

“정말 먹어도 돼요?”

고은영은 여전히 머뭇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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