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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고은영은 방금 휴게실을 다 정리했다.

그때,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는데, 보니 낯선 번호였다.

“여보세요.”

“은영아, 엄마야.”

수화기 너머로 조보은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의 목소리에 고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는 바로 전화를 끊으려 했다.

그러자 조보은은 조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끊지 마. 전화 바로 끊지 마.”

“무슨 일 인데요?” 고은영이 차갑게 물었다.

“나 지금 병원에서 퇴원 못하고 있는데, 한 번 와 줄 수 있어?”

“가서 병원비 결제하라고요? 절대 안 가요!”

고은영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그녀는 겁은 많았지만 멍청하지는 않았다.

누가 자신에게 잘해 주고, 누가 못해 주는지, 그녀의 마음속에는 저울이 있다.

조보은은 어릴 때부터 그녀에게 트라우마를 생기게 했던 사람이다. 그러니 지금 조보은이 어떤 부드러운 수를 쓴다 해도 고은영은 절대 거기에 속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말에 조보은은 더욱 초조해졌다.

“네가 안 오면 난 어떡해? 병원에 60만 원이나 넘게 빚졌는데! 게다가 네 친구가 날 이렇게 만든 거잖아. 너가 책임져야지.”

“내 친구도 다쳤어요.”

고은영은 담담하게 말했다.

“난 아예 때리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다쳤다는 거야?”

조보은은 원래 안지영을 고소하려 했는데, 안지영도 다쳤다는 고은영의 말에 그 생각이 깨졌다.

그녀는 원래 만약 고은영이 병원에 나타나지 않으면 안지영을 고소하겠다고 말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고은영이 지금 이렇게 말하니, 그 말을 감히 꺼내지 못했다.

강성이 자신한테 익숙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보은은 평생 제멋대로 하며 사는 것이 습관이 되었는데, 강성에서 이렇게 큰 손해를 보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아무튼 병원 진단서도 있어요.”

조보은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고은영이 어찌 모를 수가 있겠는가!

그녀가 좋은 말로 할 때 그녀의 말에 따르지 않으면, 바로 돌변해 협박하기 시작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은영은 그녀에게 협박할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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